우리나라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치고 ‘블로거팁닷컴(bloggertip.com)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블로그를 시작하면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하지만, 초창기에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었다. 그 중 텍스트큐브와 티스토리는 천편일률적인 블로그 스타일과는 달리 자유도가 높았고 좀 더 차별화된 블로그를 꾸미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이들 플랫폼을 선택했다.

 

나 역시 티스토리를 선택해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유도가 높았던 대신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같은 스킨인데도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꾸몄을까?’ ‘블로그 구독 버튼을 포스트마다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초보 블로그거였던 나에게 블로거팁닷컴은 큰 도움이 되었다. 블로그 문화가 싹을 틔우던 1세대 이용자에게 있어 이곳은 메카와도 같았다.
 
그 블로거팁닷컴의 운영자인 Zet님이 책을 냈다. <블로그의 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조금 늦게 나온 감도 있다. 이미 시대는 블로그를 지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블로그를 주목하는가. 정답은 이 책의 부제를 보면 알 수 있다.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꿨다

 

<블로그의 신>의 주요 내용은 당연히 블로그 운영 노하우에 맞춰져 있다. 1세대 블로거이자 대한민국 블로그의 바이블로 통하는 블로거팁닷컴 운영자가 쓴 책인 만큼, 블로그 개설부터 운영, 관리,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10년 경력 블로거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스킬’을 다룬 책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블로그의 신>이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책에는 Zet님이 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계기와 본인이 블로그를 운영함으로써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소상히 소개되어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고시원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블로거팁닷컴의 탄생 배경, 먼저 제의해서 이루어진 최초의 블로그 교육수업,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준 기업블로그 담당자들과의 만남, 이런 활동들이 결실을 맺은 취업 활동 등.

 

 

잘 만든 블로그는 취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실제로 취업하는 이웃들의 사례를 여러 번 봐왔고 나 스스로도 취업 제의, 이직 제의를 수차례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 블로그 인터뷰로 인연이 된 모 기업의 홍보담당자와는 아직까지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홍보팀 대리였지만 현재는 대기업 홍보팀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 본문 중

 

 

나 역시 Zet님과 같이 블로그 활동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열심히 운영했던 개인 블로그를 포트폴리오 삼아 온라인 에이전시에 취업했고, 실무를 통해 외부 컨설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기업의 블로그를 대행운영하면서 많은 담당자를 만났는데, 그 중에는 Zet님이 인터뷰한 기업블로그 담당자도 있었다.

 

1세대 블로거로 활동했던 많은 분들이 지금은 각 기업의 주요 홍보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나 역시 에이전시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금은 기업에서 온라인 홍보 업무를 하고 있다. 블로그 활동을 기반으로 관련 업무의 전문가로 발전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당시의 추억을 공유하는 1세대 블로거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할 계기를 주는 책이다

 

좋은 책은 빨리 읽히는 책이 아니라 페이지를 덮고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한다. <블로그의 신>을 읽는 도중 몇 번이나 노트북을 켰는지 모른다. 블로그에 미뤄뒀던 여행기를 쓰기도 하고, 앞으로 글을 쓰고 싶은 테마를 정리해 보기도 하고, 책에서 소개한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검색해 보기도 했다. 그만큼 책에서 나온 내용 하나하나가 자극이 됐다.

 

 

나는 블로그 운영 경력을 인정받아 중견기업의 웹마케팅 팀장으로 첫 번째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사회 경험이 전무했지만 중견기업 회장 및 임원진과의 면접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았고 팀장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스펙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어떤 분야에서 내가 전문적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의 지식과 사회경험을 블로그에 기록하는 건 어떨까? – 본문 중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열심히 활동하던 블로그를 3~4년 간 방치해 두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포스팅을 재개한 것이 올해 초, 노트북을 구입하면서부터이다. 계속적으로 이쪽 업계에서 일하려면 꾸준한 개인 블로그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절감을 하게 된 것이다. 잘 관리된 블로그는 개인에게 있어 꾸준한 경력관리 활동이자, 결정적인 포트폴리오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초보자가 볼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활발히 블로그를 운영하다가침체기를 겪고 있는 블로거들이 보면 좋은 책이다. 또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여서 ‘블로그에 대해 이 정도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보는 것도 좋다. 정체기를 가진 나에 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온 Zet님이 풀어 놓은 블로그 지식은 생각보다 훨씬 방대했다.

 

 

 

 

 

콘텐츠의 본질에 집중하는 한, 블로그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Zet님과 동시대에 활동하던 많은 블로거들이 사라졌다. 그 사이에 다음 뷰와 한RSS가 서비스를 종료했고, 블로그 글을 확산시키는 창구로는 오직 네이버 검색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페이스북이 공유와 확산 기능을 어느 정도 담당한다고는 하나, 예전 블로그 전성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블로그가 사라질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트위터가 한국에서 처음 유행할 때만 하더라도 이제 블로그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페이스북이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대세 SNS로 자리 잡을 때에는 블로그를 버리고 차라리 페이스북을 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대기업의 홍보대행사에서 면접을 봤을 때의 일이다. 면접관(대표)은 “블로그 시대는 이제 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다가 내 생각을, 나만의 노하우를 온전히 정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다시 블로그로 돌아왔다는 글을 종종 봅니다. 각 서비스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는데 블로그는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기에 가장 좋은 콘텐츠허브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면접관은 맞는 말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 본문 중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버리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떠났지만 나처럼 다시 블로그로 돌아 오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믿는다. 똑같이 사진과 글을 올리더라도 타임라인에서 흘러 가는 것은 아무래도 소모성 콘텐츠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검색을 통해 발굴되는 데이터베이스 창고로 쓰기에는 블로그만한 게 없다. 사용 빈도는 달라졌으나 이메일이나 문자가 각자 나름의 고유 영역을 형성하고 있듯이 블로그도 그만의 영역을 계속 유지하리라 본다.

 

 

PC검색보다 모바일검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을 뿐 소비하는 콘텐츠는 요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이 완전히 변화하지 않는 한 블로그는 꾸준히 생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본문 중

 

 

 

 

 


최근 Zet님은 ‘블로그로 투잡하기’라는 오픈캐스트를 발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소식을 관련된 페이스북 그룹에 꾸준히 공유하는 중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지만 콘텐츠 유통 채널이 변화함에 따라 그에 발 맞춘 활동을 하는 것이다. 블로그의 입지가 좁아든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SNS 트렌드도 늘 바뀌고 있다. 최근 신설된 카카오톡 검색 기능 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블로그 콘텐츠가 발굴될 계기는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그 때를 위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담은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도록 하자.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하고,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보여주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훌륭한 블로거가 될 소질이 다분하다. 나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토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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