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로그/테마 트래블로그

그 나라의 개성이 묻어나는 세계 각국의 자동차 문화



해외여행을 가서 그나라 서민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시장을 가면 되고, 그나라 경제를 알려면 도로 위에 굴러다니는 자동차를 보면 된다. 한 나라의 개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으로 자동차만한 것이 또 있을까? 디자인에서부터 크기, 그리고 세세한 마무리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국민성이 드러나는 듯하다. 해외에 나가서 다양한 외제차(?)를 구경하는 것도 큰 즐거움 중의 하나, 이제부터 각 나라의 자동차에 대해 살펴보자.


일본



20세기의 자동차 왕국이 미국이었다면 21세기의 자동차 왕국은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 도요타와 혼다로 대표되는 일본차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최근에는 우리나라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차종, 믿을 수 있는 품질, 집약된 기술력,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럭셔리 세단 중에서 비교적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렉서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 가보면 대형차보다는 소형차가 더 많다. 도로가 좁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대형차를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대신 작은 크기에 공간 효율을 높인 앙증맞은 소형차가 많은데, 이는 내수용 차량을 전담으로 만드는 군소 자동차 메이커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일본 자동차 회사라고 하면 도요타나 혼다, 닛산 정도를 떠올리는데 이 외에도 다이하츠, 마쯔다, 스바루, 스즈키, 이스즈 등 내수용 차량을 만드는 작은 회사도 많이 있다. 현재는 이들 회사가 대부분 도요타나 혼다 같은 대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지만, 소형차 개발에 대한 열의는 변함이 없다.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편의성, 게다가 소형차만이 가질 수 있는 귀여운 디자인은 일본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탄성을 지를 정도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전세걔 자동차 회사는 중국으로의 진출을 서둘렀다. 현재 중국에는 전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의 공장이 집결되어 있는 만큼, 도요타, 혼다, 현대, GM부터 아우디, 벤츠, BMW에 이르기까기 소형차에서 럭셔리 세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종을 구경할 수 있다. 중국에 굴러다니는 외제차의 특징은 대부분 중국 현지공장에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뒷부분에 새겨진 자동차 이름을 보면 '廣州HONDA', '上海大衆', '北京Hyundai'처럼 도시이름과 자동차 회사 이름이 함께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그 자동차 회사의 공장이 있는 연고지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 국산 메이커도 상당수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쌍용자동차가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당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외에도 체리자동차가 마티즈를 베낀 QQ를 만들었다는 것도 한때 대대적으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중국의 군소 자동차회사들은 지금도 열심히 국산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디자인 표절 문제부터 품질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잘한 문제점이 많아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하다.




태국



태국은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없다.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을 제외하면 제대로된 공장이나 시설을 갖춘 기업이 흔치 않다. 태국은 주로 일본차를 수입해서 사용하는데 일본 대부분의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특히 가장 대중적인 차는 도요타의 소형차인 '코롤라'로 현재 태국 택시의 대부분이 코롤라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혼다, 닛산, 미츠비시의 거의 모든 모델이 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처럼 소형차가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오토바이에 대한 수요도 높은데, 일반적인 오토바이부터 태국의 상징 뚝뚝에 사용하는 오토바이에 이르기까지 오토바이로 유명한 혼다의 모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여담으로, 태국의 대 일본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비단 자동차 뿐만 아니라 지하철, 문화재 보수 등의 공사에 일본의 건설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심지어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 등 자잘한 분야까지도 일본문화가 상당부분 유입되어 있다.





독일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 승부하는 독일. 전세계에서 돈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타는 차가 BMW나 벤츠, 아우디 같은 독일차다. 독일민족 특유의 장인정신이 결합되어 만든 독일차는 디자인부터 성능, 마감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수 없는 품질을 자랑한다. '믿을 수 있는 차'라는 것이 독일차에 대한 공통된 의견. 럭셔리 브랜드 이외에도 독일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소형차부터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귀여운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은 뉴비틀이나 미니 쿠퍼 같은 차종이 모두 독일 메이커 소유라는 점. 이처럼 독일차는 현실적으로 살 수 있는 차보다는 '돈만 있으면 사고 싶은 차'라는 wanabe모델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많이 팔아 적게 남기는 비효율이 아니라 적게 팔아도 많이 남기는 진정한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



포드 T형이 출시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룬 미국.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는 크게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3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왕국으로서의 명성은 1980년대 들어 불어닥친 일본차의 역습으로 무너지고, 현재는 GM만이 미국의 자존심을 지탱해 주고 있다. GM은 제너럴 모터스의 약자로, 우리나라의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GM로고를 단 차량은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이유는 GM 이름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GM이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로 자동차를 만들기 때문이다. 마치 도요타가 렉서스 브랜드로 차를 팔듯이. 대표적으로 노란 십자가 모양의 로고를 단 시보레, 방패 세 개를 겹쳐놓은 뷰익, 미국 중산층의 상징인 캐딜락 등이 모두 GM의 브랜드다. 보유한 브랜드 뿐만 아니라 생산대수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아직까지는 미국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데, 최근에는 도요타에 바짝 추격해 오고 있어 약간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기도 해서 전 세계의 자동차 메이커가 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해 자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상당히 좋은 조건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는 셈이다. 1980년대까지는 미국 자국산 자동차가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했지만, 저렴하고 질 좋은 일본차가 몰려옴으로써 현재는 일본차 선호현상이 뚜렷한 편이다. 대표적으로 도요타의 캠리는 미국 중산층의 상징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세는 일본차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책이 나온 시점부터 미국 자동차시장의 대세는 일본차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형차만 만들던 일본차가 렉서스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고급 세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현재는 21세기형 자동차라는 하이브리드 시장마저 선전함으로써, 품질, 가격, 기술에 있어 모든 면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