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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테마 트래블로그

일본 요시노야와 중국 요시노야는 어떻게 다를까?

해외여행을 가면 곤란한 점 한가지. 가장 사소한 것 같지만 중요한 식사문제다. 그 나라의 음식이 입에 잘 맞는다면 아무 문제 없지만, 나처럼 중국 음식이 전혀 안 맞는 사람이 상하이 같은 곳을 갔을 때는 아주 문제가 많다. 그래서 찾게 되는 곳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다. 전세계적으로 맛의 차이가 없고, 가격도 어느 정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 끼니를 햄버거로 떼우는 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한국사람은 아무래도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

다행히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체인점도 있다. 바로 덮밥으로 유명한 일본의 요시노야. 일본에 갔을 때 항상 아침은 이곳에서 해결했기에 중국에서 요시노야를 발견했을 때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중일 동양 3국의 밥문화가 요시노야에서 겹쳐지나니.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요시노야는 조금 달랐다. 그 미묘한 차이를 짚어보고자 한다.
 

입구.


                                  ▲ 위: 일본 요시노야 입구. 아래: 상하이 난징루의 요시노야 입구

일단 입구 규모부터 다르다. 일본의 요시노야는 라멘처럼 퇴근길이나 배고플 때 부담없이 들러서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음식이기 때문에 매장이 좀 작은 편. 게다가 편의점처럼 무려 24시간 영업이다. 중국 요시노야는 일본보다 매장이 좀 큰 편이고 테이블 수도 많다. 그리고 아침 개장은 오전 9~10시 정도로 일반적인 음식점과 영업시간이 비슷하다. 일본 요시노야는 우리나라 롯X리아처럼 골목골목 매장이 많지만, 중국의 경우 난징루 같은 번화가에 하나씩 있어 매장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실내.

                                          ▲ 위: 일본 요시노야 실내. 아래: 홍콩 요시노야 실내

뭔가 확연한 차이가 나지 않는가? 일단 테이블부터 다르다. 일본 요시노야는 혼자 먹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ㄷ'자 테이블을 빙 둘러가며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테이블 사이의 공간을 통해 점원이 왔다갔다 하며 덮밥을 서빙하거나 식사 후 계산을 해 주곤 한다. 오로지 식사만을 위한 효율적인 공간배치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혼자와서 후딱 먹고 나가는 사람이 많아 회전율도 빠른 편이다.
이와는 달리 중국 요시노야는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과 비슷하게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계산을 끝낸 후 음식을 받아 테이블로 가져와서 먹는다. 테이블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여느 음식점과 차이점이 없다. 기본 4인용 식탁이 세팅되어 있으며 함께 식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혼자 와서 먹고간는 일본 요시노야와 달리 중국에 와서 인테리어가 현지화한 셈이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해외 프랜차이즈라서 그런지 매장 인테리어가 일본보다 좀더 고급스럽다.


덮밥.

                                   ▲ 위: 일본 요시노야의 덮밥. 아래: 상하이 요시노야의 세트 메뉴

그야말로 단촐한 원조 요시노야의 상차림(?). 단품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딸랑 덮밥 한 가지만 준다. 그나마 옆에 물컵이 썰렁함을 덜어준다. 밑반찬도 없다. 김치가 먹고 싶으면 따로 주문해야 하며 아예 김치를 얹어주는 덮밥을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하이에 있는 요시노야는 일본과 다르게 패스트 푸드화해서 세트메뉴가 보편화되어 있다. 기본 덮밥에 미소시루, 그리고 샐러드와 콜라가 제공된다. 덮밥과 콜라의  만남이라... 일본 요시노야를 먼저 경험한 사람이라면 여간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젓가락만 사용하는 일본과 다르게 플라스틱 스푼도 준비되어 있다. 덮밥맛은 일본보다 조금 더 달착지근하다는 느낌. 콜라와 함께 먹어서 그런가?


결론.
                    ▲ 위: 계산을 해주는 일본 요시노야의 점원. 아래: 부담 없는 가격의 일본 요시노야 메뉴판

결론적으로 나는 일본 요시노야가 더 좋다. 혼자하는 식사, 간편하고 신속한 식사라는 컨셉이 아무래도 일본 요시노야의 컨셉이 적절히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들어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인기가 없었는지 얼마 안가 철수했다는 소문이다. 단품 3500~4000원 정도라면 가격 경쟁도 있고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요즘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나만의 생각일까?


요시노야와 관련된 일화 하나...
예전 여자친구와 함께 일본여행을 가서 요시노야에 간 적이 있었다. 여자친구는 가기 싫어했는데 '이것도 일본의 문화'라고 하면서 내가 억지로 끌고 갔었다. 결과적으로 여자친구는 반도 안 먹고 남기고 10분도 안되서 나와버렸다. 이유를 물으니 "나는 배를 채우고 싶은게 아니라 식사가 하고 싶다고!"라고 말했다. 혼자 와서 허겁지겁 먹고 나가는 사람들이 안 좋게 보인 것이었을까.. 딸랑 덮밥 한공기만 주는 메뉴에 실망한 것일까..
여자친구의 말을 듣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자친구의 말이 우리나라에서 요시노야가 실패한 이유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