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월, 여름입니다. 얼마 안 있어 휴가 시즌이 도래하겠지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8월에 휴가가 몰려있어 이 시기가 되면 항공권, 팬션, 호텔 등등 가격이 엄청 치솟게 됩니다. 너도나도 떠나려고 하는 여행업계에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성수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똑똑한 직장인이라면 휴가시즌이 닥치기 한 두 달 전 미리 여행 일정을 잡고, 예약을 해놓기도 합니다. 비수기에 미리 예약해두면 좀 더 비용이 적게 들죠. 그런데 일년에 단 한번 밖에 없는 휴가라서 그런지 의외로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에 들이는 돈은 아끼지 않습니다. 아예 작정하고 휴가에 월차까지 더해 일주일짜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지요. 마치 이날만을 기다려왔다는 듯이 수백 만원을 들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여행을 공짜로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욕심이라구요? 하지만 세상에는 여행 갈 때마다 자기 돈 한푼 안들이고, 오히려 용돈까지 받아가며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째가 여행사 직원이요, 둘째가 여행 잡지 기자, 셋째가 최근 들어 뜨고 있는 파워 블로거들이지요.

팸투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국가별로 각각의 관광청이 들어와 있습니다. 일본 JNTO, 중국국가여유국, 태국관광청, 스위스 관광청 등등. 이름난 관광지로 유명한 나라라면 거의 대부분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들 관광청에서는 분기별로, 혹은 자기네 지역에 새로운 관광명소가 들어섰을 때 홍보를 위해 사람들을 모집해 시찰여행을 보내주지요. 자기네들이 항공, 숙박 거기다 경비까지 지원해줄 테니 갔다와서 잘 홍보해달라, 여행사 직원의 경우는 좋은 상품 만들어서 많이 팔아달라 이런 뜻의 여행입니다. 이걸 팸투어라고 해요.


<왠만한 관광청은 대부분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팸투어 이벤트를 벌이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정부관광청 JNTO의 홈페이지.>


여행사 직원들은 직업의 특성상 팸투어를 상당히 자주 간답니다. 업종에서 오는 메리트라고 할 수 있죠. 그럼 일반인은 이런 거 못 가느냐? 갈 수 있죠. 특히 블로그 입소문이 중요시되는 요즘에는 오히려 일반인 중에서 파워블로거를 골라 보내기도 합니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그간의 개인 블로그 관리 능력, 약간의 글솜씨, 그리고 약간의 사진 촬영 솜씨입니다. 모집하는 방식도 거의 대부분 비슷해요. 먼저 팸투어 행사가 있음을 널리 홍보하고, 지원자에게 본인 블로그 주소를 남기도록 합니다. 그럼 담당자가 지원자의 블로그를 꼼꼼히 살펴보고, ‘얘가 글 좀 쓰는구나’ ‘얘가 다녀오면 주변 사람들한테 전파가 잘 되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드는 블로거를 선정합니다. 그럼 선정된 사람은 여행을 갔다 와서 본인 블로그 혹은 주최측 블로그에 여행기를 작성해 주면 되는거죠. 게다가 잘 쓴 여행기에는 상품을 주는 경우도 있으니, 이거야 말로 꿩먹고 알먹고 아니겠어요?



<관광청에서 하는 서포터즈 모집은 거의 모두 무료 팸투어라는 옵션이 붙어 있습니다.>


저는 여행사에 다녔었기 때문에 팸투어를 자주 갔다온 경험이 있습니다. 더불어 그때 남긴 사진이 아까워서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런 것들이 자산이 되어 팸투어가 있을 때마다 지원하곤 하지요. 제가 여행사를 그만두고 나서, 신청했던 팸투어 중 아쉬움이 남는 게 딱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코닥과 포털 사이트 야후가 주최한 필리핀 팸투어, 하나는 바로 며칠 전에 선정되고도 연락을 못 받아 가지 못했던 평창 팸투어지요.

코닥의 경우는 이직과 시기가 겹쳐 선정되었음에도 포기해버렸구요, 평창 팸투어는 역시 선정되고 나서도 제가 블로그 방명록을 확인하지 못해서 놓쳐버린 케이스입니다. 신청 게시판에 블로그 주소만 남겨놨지, 멍청하게도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았던 것이에요. 그러면서도 핸드폰을 보면서 ‘당청되면 문자로 알려주겠지’ ‘이맘때면 연락 줄 때가 됐는데’하면서 기다린겁니다. 블로그 업데이트를 안 한지 몇 개월되서 제 블로그 방명록을 확인해볼 생각도 하지 않구요.

오늘 오랜만에 제 블로그에 가보니 방명록으로 연락이 와있더라구요. 그리고 연락주지 않으면 자동 포기로 간주하겠다고 하는 메시지도 함께… ㅠㅠ

<오늘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방명록 ㅠㅠ... 연락처를 남겨 놓지 않은 저의 잘못입니다.>


여러가지 일이 있어 개인 블로그를 관리하지 못했지만, 이제 오늘부터 다시 포스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평창 팸투어건이 가장 큰 이유이자 계기가 된 셈이네요. 여튼 블로거 여러분, 곧 휴가철입니다. 보통 휴가비에 자기 돈까지 얹어서 여행 떠나시곤 하시죠?(휴가비 안 주는 곳도 많고…) 이제 팸투어를 노려보세요. 세상에는 눈 먼 돈(?)이 많듯이, 가 줄 사람을 기다리는 눈 먼 여행도 많답니다.

Posted by 토모군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행과 가장 가까운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항공사 직원? 스튜어디스? 가이드북 작가? 해외 특파원? 생각해보면 꽤 많지만 그 중에 여행사 직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여행사 직원이라고 해서 항상 쉽게쉽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그렇게 쉽게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일반인보다는 기회가 많은 편이다.
이왕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여행사에 근무했었던 경험을 되짚어 여행사 직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고, 또 여행사 직원에게는 어떤 혜택이 있을까?


1. 여행사의 꽃, 팸투어


팸투어가 뭐지?
팸투어라는 것은 일종의 시찰여행이다. 관광지에 새로운 명소가 등장해서 홍보하고 싶을 때, 여행 상품에 이런 코스를 넣어줬으면 하고 바랄 때. 그럴 때 현지에서는 팸투어라는 것을 주최해 각 여행사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 이런저런 관광거리를 홍보한다. 요리사가 새로운 요리를 내놓기 전에 먼저 맛을 보는 것과 같이 새로운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먼저 여행사 직원들이 구경해 보는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현지에서 모든 안내를 맡기 때문에 보통 손님을 안내하는 역할인 여행사 직원들도 이때만큼은 손님이 된 기분으로 편안히 여행할 수 있다.   

택스는 본인 부담? 그런거 없다.
여행 경품을 내건 이벤트가 있을 때, 조그맣게 '택스는 본인 부담'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공항세 등 갖가지 명목의 세금이 붙는데 어떤 경우에는 항공권보다 택스가 비싸 여행을 포기한 적도 있을 정도다. 필자 역시 예전 모 디지털카메라 리뷰어로 선정되어 필리핀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택스가 부담되서 포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팸투어일 경우에는 택스? 그런거 없다. 항공권을 포함한 택스, 숙박료, 현지 교통비 등 모든 것은 주최측에서 부담한다. 팸투어 가는 사람은 선물살 돈이나 쇼핑할 돈 정도만 가져가면 아무 문제 없다.  

환상적인 접대
항공사에 비해 여행사는 약자인 을의 입장이다. 항공사에서 좌석을 주지 않으면 상품 자체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 역시 현지에 가면 갑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 여행사에서 손님을 안 보내주면 현지 숙박업체나 음식점 역시 장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팸투어를 가면 현지 업체에서 꽤나 은근한(?)한 대접을 해주는데, 굳이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여튼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현지에서의 모든 식사 제공은 물론, 그날 일정이 끝나면 밤에는 술자리까지 마련해 준다. 그리고 잠자리 역시 꽤 신경을 써주는 편인데, 보통 팸투어는 각 여행사에서 대표로 한 명씩 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일행은 아니다. 그래서 왠만하면 모두 각방을 주고, 심지어 다인실이 기본인 일본 료칸에서조차 4인실에서 혼자 잔 적도 있다.




                                        비싸서 평소에는 엄두도 못 냈던 일본식 가이세키 요리를 대접받는 경우도 있다. 풀코스로



                    노무현 대통령이 묵었다던 가고시마의 백수관. 4인용 화양실을 혼자 썼었다. 방이 너무 넓다보니 잘 때는 좀 무서웠다.


2. 좌석이 펑크났을 때 공짜여행을 갈 수 있다.

성수기가 닥치기 전 보통 여행사들은 항공사에 선금을 지급하고 대량의 좌석을 사오는데, 이를 '하드블럭'이라고 한다. 모객에 자신이 있을 경우 전세기를 통째로 사오기도 한다. (하드블럭에 대해선 나중에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이 하드블럭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리 좌석을 확보해 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반대로 좌석을 다 못팔 경우 이미 선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사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만약 하드블럭 좌석이 남거나 펑크가 났을 경우, 이왕 뜨는 비행기 좌석을 비워보내기 보다는 여행사 직원에게 염가에 제공하거나 아예 공짜로 보내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급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스케줄이 맞지 않으면 잘 갈 수 없지만, 여행사 직원의 경우 '시찰여행'이라는 명목으로 출장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펑크난 좌석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자리가 다 찼던 덜 찼던 비행기는 무조건 떠난다


3. 마음만 먹으면 매주 갈 수 있는 주말여행

'동경 부엉이', '홍콩 주말여행', '금까기', '야금야금'이라는 여행상품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주말 동안 다녀오는 1박 3일 여행을 가리키는 말인데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공항에 가서 토요일 새벽 비행기로 출발, 여행을 즐기다가 월요일 새벽 비행기로 귀국하는 그런 상품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상품은 보통 야간 전세기를 이용하는데 문제는 현지에 도착하면 새벽이라 숙소까지 갈 교통편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박 3일 상품의 경우 현지에 버스를 대절해서 공항 앞에 대기시켜 두는데, 필자가 근무하던 당시에는 동경 부엉이 상품에 반드시 인솔자를 배정해 두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손님들을 버스까지 인솔해 숙소에 내려주는 역할이 인솔자의 임무였는데, 이 일이 끝나면 돌아올 때까지는 말 그대로 자유시간이다. 귀국할 때는 올 때 했던 역할을 그대로 하면 그걸로 임무는 끝. 남들 돈 주고 다녀오는 주말 여행을 공짜로 하는 셈이었다. 다만 월요일 새벽에 잠을 못자고 바로 출근해야 했기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살인부엉이'라는 악명을 떨치곤 해서 당시에는 서로 가기 싫어했다. 현재도 인솔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퍽 좋은 추억이었다.   



                                                               동경부엉이 집결지였던 추억의 오오에도 온천


요약하자면 여행사 직원 최고의 혜택은 여행이다. 보통 사람은 일년에 많아야 한 두번, 그것도 휴가를 낼 수 없으면 갈 수 없는 해외여행을 여행사 직원은 수시로, 그것도 출장이라는 당당한 타이틀을 달고 일년에 수 차례 다녀올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여행이 좋아 입사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한 혜택일 지도 모른다. 쓰다보니 좋은 점만 적게 됐는데, 어느 직업이라도 스트레스가 없으랴. 다른 어떤 직업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게 여행사 직원이다. 다음에는 여행사 직원의 애환에 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 포스트가 유용하셨다면 토모군의 트래블로그를 구독하세요 ^^  ==> 



Posted by 토모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kdkraftupwnkitchen.tumblr.com/ BlogIcon Smartmil888 2015.04.05 1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아이는 그런 페이를 받기를 거부하면서 언제나 다른 시선에서는 비판하는...
    그런 게 정말 문제이지요.요즘처럼 우리나라가 보상에 냉색한 건 더 경기를 위축시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본은 대기업부터 임금을 올리고, 아르바이트생 까지 임금을 올리면서 이번에 상당히 경기가 올라갔다고 하더군요.
    취업에 응시한 사람 중 80%가 취업이 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해요. 임금 상승이 소비를 촉진시키고, 결국 경기 활성화로 이어졌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