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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태국 트래블로그

완벽한 휴식을 즐기는 나만의 공간 태국 쏘이 24의 서비스 아파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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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달라!

해외여행이 보편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비행기 한 번 타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상사의 눈치를 봐가며 어렵게 어렵게 휴가를 얻어낼 것이다. 이렇게 금쪽 같은 시간을 내고 큰 맘 먹고 간 해외여행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호텔에서 뒹군다면? 누군가는 펄쩍 뛰며 화를 낼 것이다. 해외까지와서 시간낭비한다고.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여행이란 왜 떠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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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한국인에게 있어 여행이란 '단시간에 최대한 많은 곳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보통 3일은 걸리는 코스를 나는 하루만에 다 봤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해가 바뀔수록 우리의 가치관도 변했고, 여행의 목적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피곤하게 돌아다닌 여행보다는 휴양을 목적으로, 아니면 철저한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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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태국의 
서비스 아파트먼트
 
스쿰빗 쏘이 24 거리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 짓도 하 지 않으면서 한 달간 증발할 수 있는 곳. 이곳 은 주로 장기 체류자들을 위한 아파트가 많은 데 태국에 먼저 발을 들여 놓은 일본인장기 체류자가 많이 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태국 전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니아 층에게 많이 알려졌다. 자, 그럼 어떤 곳인지  한번 살펴보자.



장기 여행자의 쉼터 수쿰빗 쏘이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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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포리움 백화점 바로 옆으로 돌아가면 스쿰빗 쏘이 24 골목이 나온다. 태국은 마치 '뉴욕 4번가'처럼 거리 이름을 정할 때 번호를 붙인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구획을 나눠 한쪽은 홀수, 한쪽은 짝수가 되는 셈. 택시를 탈 때 이런 거리 번호를 외워두면 대단히 편리하다. 근처에있는 벤자시리 공원은 산책하기도 좋아 장기체류자는 물론 현지인들도 즐겨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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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이 24에는 장기여행자를 상대로 방을 빌려주는 아파트가 많다. 서비스 아파트먼트라고 해서, 게스트 하우스나 호텔과는 다른 장기여행자 전용 숙소이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곳곳에 서비스 아파트먼트를 임대한다는 광고를 볼 수 있는데, 침실은 물론 거실, 주방, 욕실 등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한 달 단위로 이용요금을 받는다.

카오산에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저렴한 공동숙소 라면, 이곳에 있는 서비스 아파트먼트는 값은 좀 비싸지만 '완벽한 사생활'이 보장되는 나만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주로 단기여행자들이 많지만,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태국을 찾은 일본인들은 장기여행자가 많다. 일본에서 6개월 동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이곳에서 1년 간 생활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귀국해서 돈을 벌어오는, 그런 장기여행자가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편화되어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쏘이 24에는 주상복합 고급 아파트먼트도 있는데, 입구에는 경비원도 있고 1층에는 쇼핑센터와 마트시설이 들어서 있어 멀리 장보러 나가지 않아도 이곳에서만 생활이 가능할 정도다.

아직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여행사에서는 예약을 할 수 없지만, 태국에 정통한 일부 매니아들은 이런 곳을 찾아 인터넷을 통해 직접 예약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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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음반, 게임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를 취급하는 일본풍 가게. 바로 이곳에 일본인이 많이 거주한다는 증거. 현수막에는 '일본식 슈퍼마켓'이라고 일본어로 떡하니 적혀 있는데, 차이나타운에 중국인의 생활양식이 전해졌듯이 이곳에도 일본인의 생활양식이 그대로 전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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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쏘이 24는 일본인들이 독점하고 있다. 영어만큼이나 많이 보이는 일본어. 쏘이 24는 경제적 여건이 넉넉한 일본인 장기여행자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어 일본어로 쓰인 간판이 자주 눈에 띈다. 이곳에 있는 서비스 아파트먼트는 일반적인 게스트 하우스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 후미진 골목에는 일본인을 상대로 한 카페, PC방, 심지어 만화방까지 있다. 한가롭게 만화책을 보는 일본인들이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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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체류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중에 맛사지를 빼놓을 수 없다. 태국 맛사지에 반한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한번씩은 맛사지를 받는다. 이곳에 있는 맛사지 체인점 아시안 허브는 외관이나 시설 수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 꾸준한 호평을 얻고 있다. 국내에도 태국 여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노천 맛사지숖은 없고 대부분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나오는 실내 맛사지숖이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보면 거리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잊고 한 순간 증발해 보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숙소라 하면 '밤에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해외여행 역사가 깊은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여행'보다는 '휴양'의 개념이 강하다. 즉 잠을 자더라도 좋은 곳에서 자고, 이왕이면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쾌적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또한 해외여행이 보편화되어 있어 우리나라처럼 이곳저곳을 보는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느긋하게 쉬는 '휴양'을 더욱 선호한다. 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비스 아파트먼트에서 장기체류하는 매니아들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늘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리고 잠시 증발할 수 있는 휴식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곳 태국의 서비스 아파트먼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