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아주 옛날, 왕이나 귀족 같은 권력자가 죽으면 그를 섬기던 하인이나 부인을 함께 묻는 순장(殉葬)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순장은 고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퍼져 있었던 풍습으로, 삼국시대 전까지만 해도 널리 행해졌다고 한다. 물론 지금 시각으로 보면 아주 야만적이고 잔인한 풍습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생전에 누리던 생활을 죽어서도 그대로 누린다고 생각했기에 시중들 사람은 물론 노자돈, 음식물까지 무덤에 함께 넣어준 것이다.
그러다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점점 트이면서 야만적인 순장 풍습은 점점 사라지고, 대신 사람을 대신해 사람모양을 한 흙으로 만든 인형을 함께 묻어준다. 이것을 토우(土遇)라고 하는데 국사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신라시대 기마토는 누구나 한번쯤 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봤을 신라 기마 토우
일본에도 무덤 부장품으로 토우가 유행했다. 팬시의 나라 일본답게 고대 토우도 상당히 귀엽게 만들었는데, 마치 체스말처럼 아기자기하게 만든 것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토우가 보통 주먹만한 크기인데 비해 일본의 토우는 어린애만한 크기로 꽤 큰 편이다. 일본에서는 이것을 하니와(埴輪)라고 한다.
미야자키에 있는 하니와 공원
미야자키시에 있는 헤이와다이공원의 평화기념탑 뒤에는 일본식 토우 ‘하니와’를 전시해둔 야외전시장이 있다. 이곳에는 말을 탄 장수의 모습이나 칼을 든 병사,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생긴 선인장 같은 모습의 하니와 등 다양한 하니와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일본의 하니와는 개그만화에 단골 패러디 소재로 나와 친근하게 느껴진다. 어디선가 만화에서 많이 봤던 우스꽝스런 하니와
아이들이 타는 목마처럼 귀엽다
마치 체스말처럼 귀엽게 느껴진다. 팬시의 기질이 넘치는 일본답다
우리나라의 토우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형 유리벽 너머로 밖에 볼 수 없지만, 이곳에 있는 하니와는 야외에 있는 만큼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물론 모조품일 가능성도 있다) 비록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이런 숨은 명소를 발굴하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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