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다음이 메인화면을 개편하였습니다. 최근 야후가 그랬고 네이버에서도 얼마 전 네이버 ME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발표한 것처럼 다음 역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연계시킨 새로운 구상을 했다고 하지요. 그래서 과연 어떻게 변할지 관심있게 지켜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메인 화면 개편에서는 그런 것들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하루동안 찬찬히 지켜본 결과로는 ‘없어도 될 것을 굳이 메인화면에 노출시켰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이번 다음 메인화면에서 달라진 점은 크게 3가지 영역인데요. 실시간 급등 검색어, Fun Box, LIVE Story, LIVE Q&A가 그것입니다. 그럼 이 세 가지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실시간 급등, 실시간 검색 굳이 자리 차지해야하나?
먼저 기존 뉴스 영역 아래에 새롭게 위치한 실시간 급등, 실시간 검색. 과연 이 영역을 굳이 메인 화면에 고정으로 노출시켰어야 했냐는 의문이 듭니다. 실시간 검색어의 대표격인 네이버조차도 화면 상단에 조그맣게 위치시키고, 마우스 포인터를 갖다 대면 리스트가 표시되는 형식을 띄고 있는데요. 물론 과거에는 사이드 영역에 고정으로 노출시킨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실시간 검색어라는 것은 관심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보는 것이고, 굳이 화면 중간에 대문짝하게 나지 않더라도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이슈가 된 북한 ‘김정은’ 같은 경우는 굳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보지 않더라도 뉴스 영역이나 네이트온 속보 기능을 통해서도 다 알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실시간 검색 영역을 뉴스 영역 아래 노다지 자리에 위치시킨 것은 공간 낭비라는 생각이 드네요.
<실시간 인기 검색어의 조회가 가장 많은 네이버도 상단의 조그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재미충전 Fun Box = 네이버 테마 캐스트
그리고 상단에 배너가 신설된 펀 박스. 이건 기존에 있던 ‘유익한 정보 검색’과 내용이 동일한데요. 다만 상단에 카테고리 배너를 하나 추가했네요. 이 배너를 추가함으로써 누가보더라도 네이버 테마 캐스트와 비슷해 보이게 됐습니다. 이 부분은 직장인들이 점식 먹고 졸리는 시간에 보게 되는 연예인 신변잡기나 신간서적, 만화 정보 등 시간 떼우기용 정보들을 보여주는 영역이지요. 솔직히 그리 비중있는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포털 이용자들이 모두 블로거나 정보 생산자는 아니니까요. 다만 예전부터 생각해왔지만 이 부분을 다음 view가 차지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위: 다음 펀 스토리, 아래: 네이버 테마 캐스트>
LIVE Story, LIVE Q&A = 트위터 타임라인
이번에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변화가 바로 이 LIVE Story, LIVE Q&A 영역입니다. 다음측에서는 가장 역점을 기울인 신설 영역인거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정말 과도한 공간 낭비 같네요. 없어도 되는 걸 굳이 만든 거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특히 LIVE Q&A는 정말 다음에서 제대로 기획을 한 건지 제 눈을 의심했답니다. 도대체 메인 화면에 저런 심심풀이용 내용이 왜 노출되야 하는 것일까요? 마치 네이버 블로그에서 블로그씨가 하루하루 묻는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와 같은 그런 내용 같군요.
그리고 LIVE Story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이슈가 되는 글이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만든 것 같지만 제가 볼 때는 전혀 쓸모 없는 공간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요. 결국 LIVE Story에 나오는 실시간 내용들의 종합이 상단 Fun Box와 다음 view에 나와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도 정말 정보가 되고 필요한 내용들이 걸러져서 말이죠. 메인 화면은 신문의 1면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이 꼭 봐야할 정제된 정보를 보여줘야 할 자리에, 정제되지 않은 실시간 업데이트 순으로 보여주는 것은 공간 낭비입니다.
<솔직히 LIVE Q&A는 정말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LIVE Story의 카테고리를 보면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현재 최신글, 유머, 스포츠, 자동차, 취업토크라는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카테고리가 무슨 기준으로 정해진 것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카페와 블로그 글이 뒤죽박죽 섞인 실시간 업데이트 글 역시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음측의 설명에 따르면 우수 카페와 우수 블로거의 글들이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다면 앞으로 신진 카페와 신진 블로거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LIVE Story는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그대로 차용한 것 같습니다. 대신 내용은 다음 카페나 블로그의 내용을 넣어서 말이지요. 하지만 메인화면에 나올 영역은 아닙니다. 효용은 없고 혼란만 가중시키는 영역이라 할 수 있지요. 다음 운영진에게 정말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정보의 가치가 없는 트위터의 타임라인과 같은 영역을 왜 메인 화면에 노출시킨 겁니까?
<올블로그 맨 하단에 있는 '관심 가져주세요' 영역>
그리고 더불어 말하자면 올블로그의 ‘관심 가져주세요’ 영역과도 좀 비슷한거 같습니다. 올블로그는 콘텐츠 작성자가 스스로 올리는 영역인데 반해 다음의 LIVE Story는 자동수집 혹은 편집자 선정이랑 차이가 있을 뿐이구요.
마치며
결국 다음의 이번 메인화면 개편은 네이버+트위터+올블로그의 짬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꼭 있어야 할 것들만 있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화면이었다면, 지금은 쓸데없는 잡다한 것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네요. 다음이 이번 개편에서 진정 강화했어야 할 영역은 다름 아닌 다음 view입니다.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결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다음의 강점인 블로그 콘텐츠들이 묻혀 버렸네요. 알맹이를 버리고 껍데기를 부풀린 셈이지요. 왜 다음 view를 강화했어야 했는지 다음이나 티스토리 블로그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길어질 것 같아 이 다음 글에 다음 view 강화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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