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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야기

다음 메인, 펀스토리 자리에 다음 view 넣었어야 했다


앞서 <다음 메인화면 개편이 삽질인 3가지 이유>에 이어 결론 부분에 언급한 ‘왜 다음이 다음 view를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개편이 있기 전에 다음 view 위치가 더 하단으로 밀린다, 혹은 현재 4개씩 노출되는 글이 3개씩으로 줄어든다 등 블로거들의 우려 섞인 소문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신설된 Fun Box의 배너 때문에 다음 view 영역의 주목도가 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왜 다음은 자신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다음 view는 보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지 답답합니다.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받고 있는 다음 view

다음 view가 지금 하나의 미디어처럼 대접받을 정도로 큰 이유는 질적인 콘텐츠를 중시하는 다음의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블로그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네이버와 다음은 달랐습니다. 공들여 쓴 글을 ‘퍼가요~’라는 무책임한 한마디로 퍼다나르고, 나름 심도 있는 리뷰마저 인스턴트 가쉽거리처럼 취급 받는 네이버 블로그와, 블로거뉴스 그리고 다음 view에 이르기까지 기존 미디어와 동등한 수준으로 대해주는 다음은 많이 달랐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나 다음 블로그로 옮겨 온 것이었고 무언가 좀 심도있는 내용을 찾는 사람들은 다음 view를 방문했습니다.



압도적인 네이버의 점유율 속에, 그나마 다음이 2위를 유지하게 만든 7할의 힘은 블로그에 있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 정책에 반하는 사람들이 갈아탄 블로그 콘텐츠의 힘이었지요. 다음은 이런 블로거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잘 정리해서 노출시켰고, 그래서 현재까지도 다음 view는 수많은 메타블로그 중 부동의 1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질 보강하는 네이버, 실시간 SNS에 홀린 다음
다음 view로 모이는 다음과 티스토리 블로그의 정제된 콘텐츠들은 네이버를 긴장하게 만들었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오픈캐스트였습니다. 네이버는 이제껏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지만 점점 수준이 떨어지는 지식 in의 답변, 가십거리나 흥미위주 콘텐츠가 양산되는 네이버 블로그로는 한계가 있었지요.

그래서 약간의 편법이긴 하지만 타 포털사이트에 있는 블로그 정보를 퍼 올 수 있는 오픈캐스트를 만든 것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포털의 테두리를 벗어난 블로그 간의 교류를 표방한 것이었지만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네이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콘텐츠 수급을 위해 다음과 티스토리 유저들을 끌어들이려는 방책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리고 오픈캐스트와 함께 눈여겨 볼 것은 네이버 캐스트입니다. 네이버 캐스트는 각계의 전문가들의 기고를 받아 연재하는 네이버판 지식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되는 콘텐츠 수준이 장난이 아닙니다. 네이버 유저들이 정제된 콘텐츠를 생산하길 바라느니 네이버는 아예 자기들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기로 한 것이지요. 아마 EBS 지식채널e처럼 나중에는 책으로 엮어 나올지도 모를 정도로 정보의 질이 참 훌륭하지요. 하단에 위치하긴 하지만 메인 화면에서 차지하는 영역도 꽤 큽니다. 그만큼 네이버가 정제된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네이버 캐스트와 다음 view
다음에서 네이버 캐스트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다음 view입니다. 다음은 네이버 캐스트처럼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다음 view에 수집되는 블로거들의 글이 네이버 캐스트에 필적하는 수준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네이버 캐스트가 하단 널찍한 영역에 자리잡은 것과 달리, 다음 view는 레이아웃상 더욱 소외된 느낌입니다. 상단에 Fun Box 배너에 시선이 집중되는 통에, 바로 밑에 있다고는 해도 view 영역으로는 눈이 잘 가지 않습니다. 왜 다음은 지금의 다음을 만든 데 큰 역할을 한 다음 view의 비중을 점점 줄이려 하는 것일까요? 누가보더라도 다음의 강점으로 볼 수 있는 정제된 콘텐츠의 보고를, 그들은 왜 스스로 축소하려 드는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실시간 SNS가 아닌 콘텐츠의 질이다
최근 야후가 메인화면을 개편하면서 SNS 연계를 강화한 것처럼, 다음도 실시간 SNS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실시간 SNS는 보완제는 될 지언정 그 자체로 미디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정보를 유통하는 채널일 뿐 정보를 담고 있는 그릇은 결국 블로그와 홈페이지입니다. 트위터를 통해 속보를 접했다고 하더라도,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링크를 타고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들어와 자세한 정보를 읽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나 홈페이지는 다른 실시간 SNS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끝까지 남을 것이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고 결국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나 홈피로 가서 보게 됩니다.>


그 큰 그릇 역할을 다음 view가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 view는 과거 블로거뉴스 시절부터 정제된 콘텐츠를 잘 모아서 보여주었기에 기존 미디어에 버금가는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최근 갤럭시S나 아이폰이 발매되었을 때, 메인화면에 노출된 다음 view기사를 많이 참고 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다음은 실시간 SNS에 홀려 자신들의 가장 큰 강점인 다음 view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다음측에서도 물론 많은 고민을 하고 특정 전략을 가지고 이번 개편을 진행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블로거로서, 또한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 보는 이번 개편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포털의 메인 화면에는 정제된 정보,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노출되어야 합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처럼 휙휙 지나가는 안봐도 그만인 정보들을 보여주는 것은 공간 낭비일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음 view를 더욱 강화해서 노출시켜 주길 바랍니다. 아무리 SNS가 진화해도 결국은 툴일 뿐이고,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콘텐츠의 질입니다. 다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스스로 포기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