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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일본 트래블로그

아톰의 아버지, 데츠카 오사무 기념관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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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츠카 오사무의 대표작 '불새' 조각을 뒤로 아담한 기념관 모습이 보입니다.
다카라스카는 효고현에 속해 있는데, 데츠카 오사무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입니다.
여성으로만 구성된 다카라즈카 극단이 유명하구요, 아마도 관광자원을 위해 일부러 이곳에 지은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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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는 지면에는 이렇게 데츠카 오사무의 캐릭터들의 핸드프린팅(풋 프린팅?)이 찍혀있습니다.
맨 오른쪽 마그마 대사는 역시 로봇이라 그런지 터프하군요.






입구에 들어서니 관장님께서 맞이해 주십니다.
오른쪽에서 설명하시는 분은 다카라스카 시립 데츠카 오사무 기념관 관장 이와사키상,
뒤쪽분은 효고현 관광진흥과 오오코치상, 그리고 중앙은 4일 간 저희를 가이드해 주셨던 신상입니다.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사실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는...
저 아톰 캐릭터가 찍힌 관장님 명함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아아.. 아톰, 레오, 블랙잭, 사파이어 공주까지..
명함이 이렇게 앙증맞을 수 있다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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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면 이런 전경이 펼쳐집니다.






정면에 있는 벌레는 딱정벌레의 한 종류인 '오사무시' 라고 합니다.
동물의 사체나 부패물을 먹고 사는 하급 벌레라고 합니다.

어릴 적의 데츠카 오사무는 몸이 약해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 심히 괴로웠는데
이 벌레를 발견하고 난 후 위안을 삼았다고 합니다.

'오사무시는 하찮은 벌레지만 모든 생물은 결국 죽고나면 시체로 썩어가고 결국 오사무시에게 먹힌다'

즉 지금은 약하고 별 볼일 없는 존재지만 언젠가는 내 큰 꿈을 이루겠다라는 열망이 담겨진 것이죠.
그래서 오사무시의 이름을 따 자신의 필명을 '오사무(治虫)' 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순서도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벽면에 데츠카 오사무의 사진과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습니다.
살짝 개구쟁이처럼 생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호인의 얼굴이네요.
뭐랄까, 전형적인 만화가처럼 생겼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존경하는 딱 한 사람입니다.






상설 전시실에는 데츠카 오사무의 연대기와 연도별 작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데츠카 오사무의 에세이집 '유리의 지구를 구하라'를 모티브로 따와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든 작품을 유리 진공관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데츠카 오사무의 원고 작업 과정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데츠카 오사무의 만화는 곧 일본 근대 만화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창안한 연출 기법, 컷을 이용한 공간 활용, 펜으로 만든 다채로운 무늬 등등.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도 업적이 뚜렷하지만 그 이전에 만화가로서의 업적 역시 보통이 아닙니다.






전성기의 데츠카 오사무의 모습도 보입니다. 데츠카 오사무의 최전성기는
'철완 아톰' 과 '밀림의 왕자 레오' 를 그리던 5~60년 대로,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미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됩니다.

26세의 나이에 관서지방 부자서열 '쵸오자반즈케'(국세청이 발표하는 고액 납세자 명부의 속칭)
화가 부분에서 톱이 되었을 정도였고(연 수입 217만엔),
그 후 1960년도에도 또 한 번 톱을 거머쥡니다. (연 수입 914만 엔)

당시에도 인세수입과 판권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지만, 그에 만족하지 않고 TV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되고 '무시 프로덕션' 이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만들게 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이런 도전정신이 데츠카 오사무가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반대쪽 벽면에는 작품 연대기가 있습니다.
50년대에 만화책으로 시작해 60년대에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철완 아톰이 역시 가장 길군요.
이외에도 무수한 작품이 있는 걸 보면 정말 의욕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죠.


 



상설 전시실 끝에는 생전의 데츠카 오사무의 모습과 주변 사람들을 취재한
다큐멘터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왼편에는 영상실이 있어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2층에 있는 기획전시실에서는 분기마다 테마를 달리해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현재는 데츠카 오사무와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던 작가 요코야마 류이치와의 합동 기획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1일~2008년 2월 19일까지)






보통의 만화가라면 판권만 가지고 실작업은 애니메이터에게 맡기지만 데츠카 오사무는
모든 원화를 자신이 직접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살아 생전에 6만장의 원화를 그렸던 엄청난 사람 데츠카 오사무.

물론 살인적인 스케줄에 맞춰야 했기에 당시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비용 구조가
고스란히 현재까지 넘어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이외에도 마스코트 캐릭터 디자인, 연극 무대 연출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데츠카 오사무가 의대 출신이란 것을 알고 계신지?
데츠카 오사무는 오사카대학교 의예과 출신으로 박사학위 소유자입니다.
'블랙잭' 같은 작품에 나오는 의학지식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죠.

요즘이야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택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지만,
그 옛날에 의사라는 캐리어 직업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택해 혼을 불태웠기 때문에
더욱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에 지독히 몰두하는 근성을 가지고 있어 곤충채집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다카라즈카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며 나중에는
파브르 곤충기에 버금가는 연구 성과를 냈다고 하네요.

어찌보면 참 천재와도 같은 사람이죠.






4컷 만화를 그려볼 수 있는 코너도 있습니다. 친절하게 첫째 셋째 컷은 상황이 정해져 있네용.
이 4컷 만화라는 게 단 4컷 안에 기승전결이 모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어렵습니다. 신문에 매일 연재하시는 분들 보면 참 대단하죠.






2층 구석에는 캐릭터 상품점도 있습니다. 작가 한 사람의 작품에서
이만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니 대단합니다.






이쪽은 '데츠카 모더노'라고 해서 최근에 새롭게 디자인된 데츠카 오사무 캐릭터 상품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나 각종 과자, 음료의 패키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캐릭터 상품의 파급력과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나만 잘 만들어 놓으면 평생 우려먹을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캐시 카우.






순간적으로 충동구매 지름신이 와서 그만... 으아 정말정말 귀엽고 넘 사고 싶었어요.
하지만... 냉정하게 정신을 차리고 딱 두 개만 샀습니다 ㅠ.ㅠ






캐릭터 상품점 옆에는 미니 도서관도 있어서 폐관때까지 몇 시간이고 만화책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전세계에서 출간된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이 진열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산문화사에서 발간된 데츠카 오사무 전집 시리즈도 있네요.
데츠카 오사무의 최대 명작 '불새'를 비롯해 '붓다', '블랙잭', '사파이어 왕자' 등이 출간되었는데
판매량 때문에 초판 물량 소진 이후 절판되었습니다.

5년 전에 헌책방에서 전집을 살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안산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맞은편 벽면에는 예전에 발매됬던 단행본을 모아둔 전시 책장이 있습니다.






50년대에 실제 출판됐던 아톰 만화책도 있습니다.
반세기 전에 어찌 저런 그림이 가능했는지... 어찌보면 요즘보다 옛날 사람들이
그림에 공을 더 들였던 것 같아요.






지하 1층에는 애니메이션 공방이 있습니다.
도쿄에 있는 지부리 스튜디오처럼 장치를 돌려서 실제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꼬마숙녀가 아가씨가 됐다가 꼬마사자 레오가 어른사자가 됐다가(요건 농담 ㅋ)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체험장도 있어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신청하면 종이를 주는데, 초급코스는 2장, 중급코스는 5장입니다.





저는 2장 코스로 한 번 해봤습니다 ㅎㅎ






지하 공방 맨 앞에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데츠카 오사무 인형도 있습니다.
실제 무시 프로덕션의 애니메이션 작업실이 딱 요런 구조였다고 하네요.
열심히 그림 그리고 있다보면 이따금씩 작업 잘하고 있나 데츠카 오사무가 뒤로 들여다 보곤 합니다.






어떠셨나요? 만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아톰'을 모르는 분은 없으시겠죠?
이곳 다카라즈카에 있는 기념관 외에도, 교토에는 데츠카 오사무 월드라는 또 다른 기념관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 팸투어의 최대 목표였던 만큼 정말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오사카에 왔다면,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한번 가봄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사카를 찾는 여러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질리신 분.
모두모두 아톰을 보러 오세요.



가는 방법: JR/한큐 '다카라즈카' 역에서 하나노미치로 도보 8분
개관 시간: 09:30~17:00
휴관일: 매주 수요일(국경일과 겹치는 날은 개관)
입장료: 어른 500엔/중고생 300엔/ 초등학생 1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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