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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여행기/규슈일주

카툰여행기 규슈 -미야자키에서 만난 그녀-










저에게 많은 추억을 남겼던 미야자키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어느 도시를 가나 가장 먼저 보게되는 곳, 역이죠. 미야자키 역의 모습입니다. 규슈 어느 도시를 가나 그렇지만, 특히 이곳 미야자키가 남방 열대도시의 느낌을 확 풍기죠. 저 야자나무 좀 보세요.






▶역에서 내려 정면을 보면 큰 교차로가 보입니다. 일단 왼쪽에 보이는 횡단보도로 직진하세요.






▶그렇게 10분 정도를 곧장 걸어가다보면 지붕이 덮인 아케이드 거리가 나옵니다. 정면에 보이는 기린 맥주간판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돕니다.






▶지금 어디가는 중이냐구요? 제 숙소인 미야자키 켄싱톤 호텔로 가는 중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켄싱톤 호텔은 여느 호텔과는 달리 겉에서 보면 전혀 호텔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에 있는 여느 커피숍처럼 생겨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갈 수도 있으니 유심히 보셔야 합니다.






▶이제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미야자키 관광의 시작입니다. 우선 미야자키 신궁부터 가기로 했습니다. 산큐패스를 쓴다면 시내버스를 타도 되고, 규슈레일패스를 쓰고 있다면 전철을 타고 사진에 있는 미야자키 신궁 역으로 오면 됩니다. 도쿄를 대표하는 신사가 메이지 신궁이라면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신사는 미야자키 신궁이지요.






▶아침 일찍와서(오전 08:30 경) 사람들이 별로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신사는 일본인들의 종교인 신도(神道)의 제단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외국인에게는 그리 흥미있는 유적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각 신사에 모시는 신들은 역대 천황이나 유명한 위인들(물론 일본에서)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종교의 범주에 넣을 수 없죠.






▶미야자키 신궁 본당의 모습입니다. 여기서는 일본 최초의 왕인 진무(神武)천왕을 모시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일본의 천왕은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는 별 존재감이 없다가 에도 막부를 뒤 엎은 신정부군에 의해 갑자기 부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일본 최초의 왕인 진무천왕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이 부랴부랴 신사를 만들게 되었죠. 보통 일본 왕족을 모신 신사를 신궁(神宮)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는 다 그냥 신사입니다.






▶미야자키 신궁을 빠져 나오면 도로변을 따라 헤이와다이공원(平和台公圓)으로 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버스편을 잘 몰라 근처에서 물어물어 갔는데, 미야자키 신궁에서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습니다....만 완벽히 속았습니다. 표지판 따라 계속 걸어가면 50분 넘게 걸립니다. 반드시 버스 타기를 권합니다.






▶표지판만 따라 40분 정도 걸어가면 이런 양갈래 길이 나옵니다. 왼쪽에 있는 헤이와다이 공원 주차장 표지판에 속지 마십시오. 저 표지판 따라 걸어가면 오르막길을 한 바퀴 빙 돌아서 10분 지나야 공원입구가 나옵니다. 오른쪽 곧게 뻗은 길로 가면 계단이 있는 후문이 바로 나오니까 그리로 가세요.






▶바로 이 탑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겁니다. 공원 안에는 아메쯔지노모또하시라(八紘之基柱)라는 탑이 있는데, 속칭 평화의 탑이라고 합니다. 이 탑은 1940년 11월에 완공시킨 것으로 총 1,789의 돌로 만들어졌는데 비문에는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주재하는 일본인 단체와 우호국에서 기증한 돌로 이 탑을 쌓았다" 고 쓰여져 있지만, 실은 일본이 침략전쟁 당시 일본군 점령지에서 닥치는대로 뜯어온 것입니다.






▶가운데에는 핫꼬이치우(八紘一宇)라는 글자가 조각돼 있는데 원래 뜻은 ""전 세계를 천왕 중심의 일가(一家)로 만든다"" 는 뜻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입니다. 종전 후 미군사령부에 의해 지워졌는데, 20년이 지나고 슬그머니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다렌(大蓮)에서 뜯어온 비석입니다. 이처럼 평화의 탑은 여기저기서 빼앗아 온 돌들이 모자이크처럼 박혀있습니다.


 


 


▶평화의 탑 뒤로 돌아가면 하니와 정원이 나오는데 이게 꽤 볼만합니다. 하니와는 고분 둘레에 세워 놓는 찰흙으로 만든 인형이나 동물상(像)인데, 성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하니와는 그 낭창한 모습으로 인해 게임이나 만화에서 많이 패러디하곤 하는데 주로 떡 훔쳐먹고 발뺌할 때 먼산 보는 캐릭터로 의인화되곤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하니와가 100점 정도 군데군데 전시되어 있어 카메라 핀 테스트하기에 딱입니다. slr카메라 가지신 분들 사진 많이 많이 찍어보세요. 재밋습니다.


 


 


▶오전 일정은 이렇게 끝내고 다시 미야자키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오후에는 니치난 해안가로 가기 위해 관광안내소를 찾았습니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여권을 제시하고 한국인이라고 하면 이렇게 버스카드를 줍니다. 외국인에게만 주는데 이것만 제시하면 니치난 해안으로 가는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배차 시간까지 다 알려주니까 편의점에 들려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들고 버스타러 가면 됩니다. (니치난 해안가는 미야자키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버스정류장은 미야자키역 왼쪽 건너편에 있습니다. 버스카드를 받을 때 알려주므로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만약 산큐패스(전큐슈)를 사용하고 있다면 역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한국인에겐 공짜나 다름 없습니다.


 


 


▶니치난 해안 관광. 그 첫번째 코스는 아오시마(靑島)입니다. 터미널에서 50분 정도 달려 가서 버스에서 내려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이런 돌로 만든 이쁜 길이 나오는데 건너편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 바로 아오시마입니다. (니치난 해안의 주요 관광지는 이곳을 기점으로 버스로 2~30분 거리로 떨어져 있습니다.)


 


 


▶아오시마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 바로 섬 주변에 있는 ""도깨비 빨래판""이라는 파상수성암(波狀水成巖)입니다. (괜히 한자로 썼는데, 쉽게 말해 물결모양 바위라는 말입니다.) 파상수성암은 3000만 년 전에 형성된 바위가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독특한 모양의 바위를 말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더욱 신기합니다. 빨래하면 때 잘 빠지겠네요.


 


 


▶이 작은 섬에도 신사가 있습니다. 이름은 당연히 아오시마 신사. 색상이 화려한 진홍색이므로 외관만 살짝 보고 나옵니다.


 


 


▶아오시마를 둘러보고 나오면 골목길에 식물원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미야자키 아열대 식물원.


 


 


▶제대로 보려면 입장료(400엔)를 내고 진득하게 둘러보는 것이 좋지만, 오후 일정만으로는 너무 빠듯합니다.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에 들러 꽃 사진 많이 찍으셔도 좋을 것 같네요. 미야자키는 우리나라 부산보다도 훨씬 남쪽에 있는 도시입니다. 그러니 남방풍의 아열대 식물이 많으므로 충분한 눈요기는 될 겁니다.


 


 


▶아열대 식물원을 살짝 둘러보고 후문으로 나오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나옵니다. 이제 아오시마 관광은 끝났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봅시다. 버스는 50분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항상 시간을 체크하면서 구경하는 걸 잊지마세요!


 


 


▶이분이 바로 그분입니다. 이 때는 말걸기 전으로, 버스 기다리는 모습이 주변 경치와 너무 어울리길래 살짝 도촬했습니다. 굳이 얼굴을 따지자면 중국팀 수현씨랑 좀 닮았습니다. 갈 때 올 때 버스를 이분과 같이 타고 다녔습니다. 미야자키에서 저녁 한끼 같이하자고 하고 싶었는데, 친구랑 약속이 있다고 해서 그냥 가셨습니다. 많이 아쉬움이 남네요.




 


▶버스를 타고 산멧세 니치난 역에서 내렸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산멧세 니치난의 명물 모아이상을 그려놨네요.


 


 


▶산멧세 니치난 자체는 그리 볼거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광활한 태평양.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경치를 같이 나눌 사람이 없다는 점이 참 아쉬웠습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란 말이 있죠. 특히 이 날 더욱 절실하게 와 닿더군요.


 


 


▶이 분은 외로움을 명상으로 극복하고 계시네요.


 


 


▶산멧세 니치난의 명물, 모아이 상이 보입니다. 이 곳의 모아이상은 태평양에 있는 모아이섬과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며, 현지에서 직접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처럼 말이죠.


 


 


▶가까이서 보면 얼굴 모양이나 표정이 약간씩 다릅니다. 얼굴이 긴 녀석, 눈이 큰 녀석, 어깨가 좁은 녀석 등. 사람이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나죠. 대량생산 사출로 만들어내는 인형과는 다른, 손맛이 느껴집니다.


 


 


▶이 때 시간이 5시 20분. 바로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쳐 버려서 마지막 코스인 우도신궁으로 가려면 40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날은 비도 오고 짐도 많고 해서 이쯤에서 여행을 마치기로 하고 돌아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미야자키로 돌아온 후 호텔 근처에 있는 라면집으로 갔습니다. 일본 라면을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일찍 귀가한만큼 호텔에만 있기 너무 지겨워서 간단히 미야자키 시내관광을 했습니다. 이곳은 게임센터인데, 일본의 게임센터는 1층이 무조건 크레인 캐처(인형 뽑기) 기계가 전부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리락쿠마 인형입니다. 저 멍한 눈에 낭창한 표정들. 도대체 뜨는 캐릭터와 삼류 캐릭터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면서도 하나하나 인기가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저런 캐릭터를 반드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본 거리 상점가의 특징 중 하나는, 보도를 따라 사진과 같이 덮개를 달아 놓은 것입니다. 아케이드 거리라고도 하지요. 특히 이번같이 비가 왔을 때 그 유용함을 톡톡히 발휘했는데요, 우리나라도 도심 설계 단계에서부터 저런 면을 고려해 한번 도입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미야자키 여행기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이제 다음편부터 하이라이트인 원숭이 공원이 시작됩니다. 실황으로 보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일본 원숭이 편.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