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서쪽 남태평양에 위치한 이스터섬은 거대한 인면석 모아이상으로 유명하다. 좀처럼 알려지지 않았던 이스터섬을 발견한 사람은 네덜란드 탐험가인 J. 로게벤으로, 이 섬에 도착한 날이 1722년의 부활절(Easter day)였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전세계에 이스터섬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곳에는 영국의 스톤헨지에 버금가는 거대한 사람얼굴 모양의 석상이 있는데, 이름하여 모아이상(像)이라고 한다. 얼마 전 서태지의 8집 앨범의 제목이자 뮤직비디오의 배경이기도 했던 이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는 명물이다. 모아이상의 용도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마치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거대한 돌을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기에,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말이 나돌기도 하는 등 수 많은 억측이 난무했지만 현재는 이스터섬에 살던 원주민들이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머나먼 남반구에 떨어져 있는 이스터섬이기에 우리가 모아이상을 볼 기회는 그리 많지않다. 하지만 굳이 이스터섬에 가지 않더라도 모아이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도 바로 옆에 위치한 일본에서.
규슈 미야자키는 일본에서도 꽤 남쪽에 위치해 있어 마치 열대의 나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은 온난한 기후 때문에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도 인기가 높고 해안을 따라 도로가 나있어 태평양을 바라보며 근사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야자키의 주요 관광지는 해안가를 따라 펄처져 있다. 아오시마, 호리키리 고개, 산멧세 니치난, 우도 신궁 등 미야자키의 주요 관광지는 니치난 해안을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모두 다다를 수 있다.
태평양을 마주하고 뻗은 니치난 해안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인다.
이 중 ‘산멧세 니치난’은 남국풍의 자연공원으로, 푸른 언덕에 올라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기에 인기가 높은 관광지다. 언덕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익숙한 구조물이 눈에 띄는데 바로 산멧세 니치난의 모아이상이다.
이곳에 있는 모아이상은 일본학자들이 이스터섬의 모아이상을 복원하는데 공헌했다는 대가로 허가를 받고 현지에서 직접 제작해 옮겨온 것이다. 비록 모작이긴 하지만 유네스코의 인증까지 받은 것으로, 크기와 재질이 지구반대편의 모아이상과 똑같다고 한다.
산멧세 니치난 자연공원에 자리잡은 모아이상. 지구반대편 이스터섬의 모아이상을 일본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하다.
크기와 재질이 이스터섬의 모아이상과 똑같은 산멧세 니치난의 모아이상. 유네스코 공식인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비록 진품은 아닐지언정, 흔히 볼 수 없는 모아이상을 일본에서나마 볼 수 있다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곳의 모아이상은 관광명물로 소문이나 이것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아마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 모아이상을 가져다 놓았으면 이렇게 주목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일부러 미야자키에 갖다 놓아 관광객을 모으는 일본인의 세심함에 다시 한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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