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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실무담당자가 말하는 서포터즈 모집(합격) 노하우


기업에서 온라인 쪽 홍보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포터즈 모집, 운영은 한 3~4년 해왔구요. 지금은 혼수와 밀접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 예비신부, 아줌마 서포터즈 운영을 하고 있어요. 서포터즈라 함은 알다시피 파워블로거 모집입니다. 제품리뷰를 하거나, 대리점 소개를 하면서 그 내용을 본인 블로그에 올려 검색 점유율을 높이는 게 활동의 목적입니다. 그러니 주로 네이버 블로거, 그 중에서 아줌마 블로거(와이프로거)를 대상으로 하고 있죠.

 
수백 건의 지원서를 받아 보고, 또 검토하면서 어떤 법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사람을 뽑아왔는지를 돌이켜 보니 합격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실무담당자로서 서포터즈에 응모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그 내용을 적어봅니다.

 

 

 

 

 

이제는 뭐 서포터즈, 프로슈머 활동은 기본인 시대가 되었죠. (이미지출처:서울문화사 에센)

 

 

 

1. 모집 양식은 꼭 맞춰서 내라.

 

10명의 서포터즈를 모집하는데 많은 때는 100명 넘게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담당자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요? 표본을 줄이는 겁니다. 그래서 탈락시킬 사람을 먼저 뽑게 되는데요. 이 때 가장 먼저 탈락되는 사람이 모집 양식을 어긴 사람입니다. 지원서 상에 사진을 빼 먹는다든가, 주소와 연락처를 빠뜨린다든가, 활동에 꼭 필요한 필수정보를 안 적는다든가 하는 것들이요. 안 그래도 봐야 할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 굳이 연락해서 ‘저기요 사진 빠뜨리셨는데요’라고 할까요? (물론 정말 탐나는 사람이면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아예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커트라인에서 배제시킵니다.

 

 

2. 되도록 일찍 내라.

 

지원자는 지원서만 내면 되지만, 담당자는 그 이후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마감이 완료되면 최종선정을 해야 하죠. 일일이 연락해야 되죠. 발대식 준비 해야 되죠. 식당 예약 해야 되죠. 선물 준비 해야 되죠. 활동 안내 작성해야 되죠.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대단히 촉박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먼저 낸 지원서를 보면서 마음 속으로 찜을 해 둬요. ‘이 사람은 뽑을 거니까 미리 명단에 넣어 둬야겠다’하면서요. 윗선에 보고도 하려면 담당자도 나름대로 시간을 벌어야 하거든요. 이렇게 마음 속에 찜을 해뒀는데 그걸 뒤집고 막판에 몰린 지원서를 보려면 좀 짜증이 납니다.


 

물론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뒤집힐 수도 있죠. 하지만 시간이 없으면 초기에 찜해 둔 사람이 그대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일찍 지원하세요. 그리고 담당자 입장에서도 초반에 들어오면 ‘이 사람은 우리 회사(활동)에 관심이 있구나’하면서 좀 더 눈 여겨 보게 됩니다. 뒤로 갈수록 지쳐서(귀찮아서) 자세하게 안 봐요.

 

 

 

서포터즈나 프로슈머 모집 소식을 볼 때는, 양식과 기간을 꼭 체크하세요. (이미지출처 : 락앤락 홈페이지)

 

 

3. 외모는 확실히 장점이 된다.

 

담당자도 사람인지라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을 보면 눈이 갑니다. 외모보다 실력이라지만 실력이 비슷하다면 외모상 호감 가는 사람을 뽑게 되어 있어요. 특히 제가 속한 영역은 여자가 관심 있는 영역이라 예비신부나 주부들의 지원이 많은데요. 보다 보면 정말 예쁜 사람도 있고 ‘실물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지원자도 많습니다. 물론 담당자와 직접적으로 얽힐 일은 전혀 없지만 그냥 연예인을 보고 싶어 하는 심정과 비슷하달까요? 그리고 실제 서포터즈를 운영해보니 외모가 예쁜 사람이 활동도 열심히 하고 리뷰도 잘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입견이 아니라 실제가 그랬어요. 신은 불공평한 게 맞습니다(…).

 

 

4. 기억에 남는 자기소개를 해라.

 

어차피 상향 평준화된 세계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들여다 보면 일일 방문자수, 검색 상위 노출 등은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DSLR의 보급으로 다들 사진도 잘 찍죠. 이런 가운데에 차별화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자기 소개입니다.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대해 조사 좀 했구나’라든지, 본인이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 시기 별로 요약을 한다든가 하는. 말하자면 ‘성의’를 보는 거죠. (물론 화려한 자기소개를 믿고 뽑았으나 활동은 개판인 경우도 있었지만…)

 

물론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우선순위는 검색 상위 노출 빈도>리뷰 숙련도>자기소개서이지만, 실제로 100명 가까운 지원자 중에서 그 사람의 상위 노출 정도를 일일이 확인해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시간이 없으면 자기소개서만 읽고 뽑는 경우도 있구요. 그러니 성의 있게 쓰는 게 중요합니다. ‘사실 그동안 A기업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모집 공고를 보고 저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약 활동을 하게 되면 A기업 제품에 대해 배운다는 심정으로…’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담당자가 읽고 ‘이 사람에겐 우리가 One of Them 이구나’라고 느껴지면 실패입니다. 이미 지원할 때부터 당신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해 전문가여야 합니다.

 

 

 

 

아무거나 지원하지 말고, 본인이 포스팅해 온 블로그 내용과 공통점이 있는 활동에 지원하는 것이 좋아요.

 

 

5. 빈익빈 부익부가 통용된다.

 

발대식 할 때면 늘 이런 장면을 보게 됩니다. ‘어머 OOO님(닉네임)도 되셨어요?’ ‘어머 반가워라. 여기서 또 만나네 ^^’ 서포터즈도 늘 하는 사람만 하게 됩니다. 이 말은 곧 ‘되는 사람은 또 된다’는 말이죠. 내가 볼 때 괜찮아 보이는 사람은 남이 볼 때도 괜찮아 보이는 거예요. 어느 담당자가 보더라도 탐낼 만하니 그 사람은 여기도 뽑히고 저기도 뽑히면서 다양한 서포터즈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검증된 인재. 이런 사람들은 요령이 있어서 지원서를 어떻게 쓰면 뽑힐지, 어떻게 활동하면 담당자가 좋아할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초보 블로거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더러운 세상’일 수도 있지만 본인이 담당자라면 누구를 더 신뢰하겠습니다. 경력은 소중하답니다.

 

또 서포터즈 활동을 하다 보면 분명 진상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피하기 위해 먼저 기수에서 잘 했던 사람의 이웃 블로거를 추천 받기도 하고 아예 그냥 내정자를 뽑기도 해요. 모집 공고 없이 블로거 커뮤니티를 통해 아는 사람들만 부르기도 하구요.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서요. 그렇게 되면 파워블로거는 더 파워블로거가 되어서 경력을 밑천 삼아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죠. 부르는 곳이 많아지니까요. 빈익빈 부인부와 양극화. 세상의 아픈 진리는 서포터즈 세계에서도 어김 없이 통용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최고의 인재는 ‘말 잘 듣는 사람’

 

자 이렇게 해서 최고의 인재들을 고르고 골라 뽑았다고 칩시다. 엄선된 멤버가 모였으니 앞으로 훌륭한 리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죠? 하지만 난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람은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꼭 맞습니다. 10명을 뽑아도 5명은 엉망으로 활동하는 게 다반사예요. 막상 활동 시작되면 이런 사람 꼭 있어요. ‘아이가 열이 나서 병원에 왔어요’ ‘갑자기 시어머니가 올라오셔서 주말에 취재를 못 갔어요 ㅠㅠ’ 그럴 수 있죠. 저도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꼭 마감 시간 끝나서 연락 온다는 거. 제발 마감 전에 연락을 달라고요. 마감 연기해 줄 테니까요. 근데 꼭 마감 끝나서 저런 이야기들을 하니 담당자 입장에선 핑계로 밖에 안 들리죠.  그리고 취재를 못했다는 그 기간 동안에도 막상 블로그 가보면 어찌 그리 1일 1포스팅은 잘 지키시던지. 다른 거 리뷰하느라 우리 꺼 제낀 거죠. 이런 사람 정말 부지기숩니다.

 

최고의 인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실히 활동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런 건 진짜 뽑기 전엔 몰라요. 그래서 담당자 입장에서는 ‘말 잘 듣는 사람’이 최고의 인재예요. 좀 멀리 있는 매장도 군소리 없이 취재 다녀오고, 마감시간 잘 지키고, 하라는 거 잘 하고 하지 말라는 거 하지 않는.

 

그래서 서포터즈를 뽑을 때는 그 사람의 주거지를 유심히 봅니다. 이 사람이 갈만한 거리에 우리매장이 있는가, 이 사람 집 근처에 매장 단지가 있는가. ‘너무 멀어서 못 가겠어요’라는 말을 듣는 것보단 아예 가까이 사는 사람을 뽑는 게 최선이죠. 이건 각 기업이나 제품마다 다를 겁니다. 그냥 리뷰 제품 택배로 쏴 주면 제일 좋지만 저희는 매장 리뷰가 중요해서요. 아무리 스펙이 화려해도 근처에 매장이 없어서 취재할 때마다 앓는 소리할 거 같으면 안 뽑습니다. 저희는 접근성을 많이 봐요.

 

 

채용과정과 똑 같은 서포터즈 선발

 

써 놓고 보니 회사에서 직원 채용하는 과정과 다를 게 없네요. 정말 그렇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뽑히는 입장과 뽑는 입장에서 보는 시각차는 커요. 주어를 ‘서포터즈’에서 ‘신입사원’으로 바꾸면 회사에 합격하는 노하우로 봐도 되겠네요.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 잘 듣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요즘은 지나치게 상업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이 많아 서포터즈 뽑는 것도 힘듭니다. 경쟁사 서포터즈 활동이랑 이리저리 재는 것도 보이고, 취재할 때마다 거마비를 요구하는 블로거도 있고, 대놓고 잿밥에만 관심 보이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정 회사 서포터즈로서 성실하게 활동하겠다’는 진정성보다는 ‘돈이랑 혜택 많은 쪽에 붙겠다’는 식이랄까요. 물론 뭐 돈 주고 파워블로거를 서포터즈로 모집하는 기업 활동 자체가 상업적인 활동이니 할 말은 없지만…

 

 

 

세상에는 수 많은 서포터즈 활동이 있고, 지금도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서포터즈나 프로슈머, 기자단 활동은 계속 필요합니다. 만원 짜리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리뷰를 찾아보는 세상인데, 안 할 수가 없죠. 그리고 돈 받고 쓴 리뷰라도 분명 참고는 되요. 광고인줄 알면서도 다들 리뷰를 찾아보고 있잖아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블로그 잘 키우셔서 서포터즈 활동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블로거를 돈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서포터즈 활동입니다. 세상에는 눈 먼 돈이 참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