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디즈니씨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퍼레이드다. 물론 우리나라에 있는 놀이동산에 가도 외국인들이 나오는 가장행렬을 볼 수 있지만 디즈니씨의 퍼레이드는 차원이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디즈니씨의 퍼레이드에는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캐릭터가 가지는 마력이라고 해야 할까, 나이가 든 어른이라 해도 무려 반세기 동안 존재한 디즈니 캐릭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지 않을 수가 없다.
정오 무렵 펼쳐지는 디즈니씨의 퍼레이드 '포르트 파라디조 워터 카니발'. 디즈니랜드가 아닌 디즈니씨인만큼 물을 테마로 메디테리언 하버에서 진행되는 이 굉장한 장관을 이제부터 구경해 보자.
디즈니씨 각 구역에서 광대들이 등장해 흥을 돋우고, 메디테리언 하버 저편에서 화려한 배가 줄지어 등장하기 시작한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 모두의 시선은 배로 쏠리고 과연 그 배에 타고 있는 것은...
감동, 감동... 또 감동.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어릴 적 매주 일요일 8시에 보던 디즈니 만화극장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TV에서 보던 미키마우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주제곡... 모든 것이 그대로다. 어른이 호들갑 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다. 이 감동을 퍼레이드를 보고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다.
5,500엔이라는 자유이용권. 좀 비싸진 않나싶은 불만은 이 퍼레이드를 보면서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정말 그만한 가치는 있구나하는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 만일 어트랙션을 타느라 퍼레이드를 놓쳤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뻔 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후에는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테마로 한 또 다른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용감한 알라딘이 사악한 마법사로부터 쟈스민을 구해내는 드라마가 총 20분 간에 걸쳐 공연되는데, 모험, 감동, 그리고 꿈과 희망. 이런 표현이 그야말로 들어맞는 정말 잘 만들어진 퍼레이드다.
"꿈이여 열려라"
나이가 들면서 가끔씩 '내가 과연 어렸을 때 그려왔던 그런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든다. 돈에 얽매이고, 시간에 얽매이고, 그리고 철저히 계산적이 되어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꿈을 좇기보다는 현실을 추구하는 삭막한 어른이 된 것 같다.
꿈이란 것은 무엇일까? 동심이란 것은 무엇일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정말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잃어버린 추억을 되찾고 싶을 때 도쿄 디즈니씨에 갔던 생각을 한다.
나의 어린 시절, 매주 일요일이면 아침 8시에 시작하는 디즈니 만화극장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던 그 시절. 어리지만 꿈 많았던 그 시절로 가는 타임머신. 도쿄 디즈니씨에 가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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