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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상해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CF에 나왔던 그곳, 상하이 예원(豫園)






-이번에는 상하이의 2대 관광지 중 하나인 예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중국어 발음은
'위위안' 이라고 하지만, 이곳만은 예외로 국내에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이름으로 그냥 '예원' 이라고 하겠습니다.-





택시 타고 예원으로 가자고 하면 입구를 지나 딱 이곳에 세워줍니다.
(때로는 맥도날드 앞에 세워 줄 때도 있습니다.)
길을 모르면 택시를 타는 게 좋지만, 난징루 보행가에서
걸어가면 충분히 닿을만한 거리에 있으므로 지도를 보고 스스로 찾아가는 것도 해볼만 합니다.






들어가는 입구는 원래 동서남북 4방향으로 모두 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폐쇄하고 호심정 앞에 있는
정문과 사진에 보이는 후문, 이렇게 두 곳으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후문은 보통 동선상 구경 다 하고 나오는 문이지만, 이때는 초행길이라 후문으로
거꾸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입장권을 판매하니까 염려 안 해도 됩니다.
입장권은 성인 40위안으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절한 가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원은 명나라 시절의 관료였던 반윤단이 부모님을 위해 18년에 걸쳐 만든 개인정원입니다.
말이 정원이지, 직접 들어가보면 거의 공원 규모입니다 ㅇㅅㅇ;;






당시에는 규모가 더욱 거창했지만
반윤단이 죽자마자 거짓말처럼 가문이 몰락해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하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현재 규모로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예원의 규모는 당시의 절반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컸는지 짐작도 안가네요.
개인 정원에 이런 연못이 있다니요.






예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옥령룡(玉玲龍)이라는 태호석입니다.
태호석은 강남 지방은 물론, 중국의 거의 모든 정원에서 장식용으로 쓰이는 기괴한 모양의 바위를 말합니다.

네이버에 찾아보면 '호수 안에 있던 석회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물살에 쓸려 기괴한 모양을 갖게 된 돌'
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예원에 있는 태호석은 강남에 있는 태호석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또하나는 용벽(龍壁).
예원 담장을 굽이굽이 감싸고 있는 용장식입니다.

당시에 세도가 대단했던 반윤단은 벽장식에 무엄하게도 용을 사용했고,
이 소문은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가 반윤단은 문초를 당합니다. (용은 황제만이 쓸 수 있는 상징이니)
그 때 기지를 발휘한 반윤단은 "황제의 용은 발가락이 5개인데, 제 벽에 장식된 짐승은 발가락이 3개 밖에 없사옵니다"
라고 말해 위기를 넘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봐도 발가락이 3개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눈가리고 아웅이지 뭐, 암만 봐도 용이구만...






이곳은 예원 앞에 있는 찻집 호심정입니다.
원래는 반윤단의 침실로 쓰이던 건물인데, 현재는 상하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관으로 쓰입니다.






이곳으로 가려면 보는 바와 같이 굽이진 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아홉굽이라 해서 구곡교라고 불립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숨겨져 있는데, 정적이 많았던 반윤단은 늘 귀신에 쫓기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꿈속에서 자기가 도망갈 동안 귀신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일부러 구불구불하게 만들었다네요.

옛날 귀신은 강시였기 때문에 직진밖에 못하니깐 9번이나 꺾어 올려면 시간이 많이 들겠죠?






호심정 맞은편에는 남상만두점이 있습니다. 상하이 가이드북에 빼놓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늘 주변은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50m도 넘는 줄이 선 걸 보면 인기가 정말 대단한가 봅니다.






유리창 너머로 만두 빚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주력 상품은 소룡포(샤오룽파오)라는 조그마한 만두로, 새우로 속을 채워넣습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그냥 길 위에 앉아서 막 먹습니다.
저도 먹어봤습니다만, 글쎄요... 약간 달큰한 육즙이 부담스럽더라는 ;;
잘 먹는 분도 계시지만, 돼지 고기에 간장 팍팍 찍어먹는 우리나라 만두에 익숙하신
분들은 좀 고전할지도 모릅니다.






먹거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소개하자면, 상하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양꼬치입니다.
상하이는 물론 중국 어디를 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꼬치를 구우면서 후추를 팍팍 뿌리기 때문에 그다지 느끼하지 않습니다.






호심정 주변에는 군것질거리가 많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만두는 빨대를 꽂아 육즙을 먼저 먹고 난 후, 만두를 먹는 특이한 형태입니다.

오른쪽은 탕후루라는 것으로, 딸기, 키위, 귤, 파인애플, 꼬마사과 등을 꿰어 설탕시럽을 발라 굳힌
것으로 중국 음식을 잘 못먹는 사람이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며, 다만 겉에 발린 시럽이 잘 녹기 때문에 겨울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예원을 나서 상하리 라오지에로 향합니다.
예원이 있는 예원상장은 최근 재개발한 지역인데 반해,
이곳 상하이 라오지에는 이름 그대로 원래 상하이의 옛 시장거리입니다.






이곳에는 다기류, 골동품, 악세사리를 주로 취급하는데
선물로 좋은 것은 사진에 보이는 목인장입니다.
가격도 싸고 썩 훌륭한 한자체로 파주기 때문에 인감도장으로 써도 좋습니다.

손잡이 부분이 운치도 있구요. 12지 종류별로 있습니다.






라오지에를 구경하고 성황묘로 향합니다.
이곳은 명나라 영락제 시절에 세워진 도교사원으로, 전성기에는 그 규모가 예원을 아우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다음 미신으로 간주되어 1966년에 폐쇄되었다가, 1994년에 다시 개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화당으로 유명한 성황신은 그 유래를 도교에 두고 있는데, 성황묘에는
큰 치적이 있는 지방관, 국가 공신, 정직한 사람, 선을 행한 사람 등 해당 지역의 큰 업적을 쌓은 인물들이
안치된다고 하네요. 현재 상하이 성황묘에 모신 신은 복건성에서 벼슬을 지낸 진유백(1295~1373)이라는 인물입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저녁무렵이 되었습니다.
주요 관광지는 다 봤으니 이제 예원상장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딱 좋습니다.

옛 처마 건물 라인을 따라 불을 밝힌 조명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예원상장은 예원을 둘러싼 형태로 모인 대단위 상가입니다.
관광객을 상대로한 기념품, 금이나 은 세공품, 도자기, 도장 등 정말 수백개의 상가가 있어
보는 재미가 그만입니다.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을 고려해 한글 문양 기념품도 많답니다.






이렇게 예원에서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예원만 본다면 1~2시간으로 족하지만, 예원상장까지 아울러 본다면 족히 반나절 이상 걸리는 코스입니다.
촉박하게 와서 관광지만 보기보다는, 야경까지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차 한잔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원은 국내 모 항공사에서 CF배경이 된 장소로 유명합니다.
상하이에서 유일하게 중국 전통을 엿볼 수 있는 곳.
상하이를 찾는다면 꼭 한번 와 봐야 할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