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번 여행은 20여일 동안 태국 각지를 돌며 호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호텔은 물론, 평가가 안 좋은 호텔에 가보고 거래를 끊을지 말지 결정하고(결정은 팀장님들이 하지만...), 새로운 호텔을 발굴하는 등 태국팀 스카리군(26)이 세일즈 매니저 역할을 수행한 의미 깊은 여행이었습니다.
▶인스펙션으로 왔다고 하면 이렇게 아리따운 매니저분이 나옵니다. 기본적인 호텔 정보는 물론, 슈페리어 룸, 디럭스 룸, 사우나 시설, 안마 시설, 호텔 수영장 등 자기네 호텔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줍니다. 영어로... 호텔측에서 보면 이분들이 세일즈 매니저 역할을 하는 셈이죠. 자기 호텔과 거래를 하자는.
-파타야 특급호텔 쉐라톤 로비에서
▶일반 손님 입장으로 가는 것과는 대우가 많이 다릅니다. 우리가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호텔측에서는 최대한 성의껏 대해줍니다. (물론 일부 그렇지 않은 호텔도 있었지만...) 맨 오른쪽 여성분이 인스펙션 담당 매니저, 가운데 치마를 입고 계신 분은 말레이시아 에서 온 견습 매니저입니다. 모든 호텔에는 이렇게 전문적으로 인스펙션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푸켓 두앙짓 호텔에서
▶일본과 다른 태국 호텔의 서비스. 태국 모든 지역의 호텔들은 기본적으로 하루 2병의 생수를 제공합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할 일은 생수를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 이라고 스카리군이 센스있게 가르쳐 주더군요. (냉장고에 있는 뚜껑에 스티커가 붙은 물은 유료입니다. 함부로 따지 마시길.)
출장 기간 동안 방콕, 치앙마이, 푸켓, 파타야 등 어림잡아 50개의 호텔을 도는 강행군이었습니다. 찍은 사진만 해도 600장 이상. (호텔만) 그 중 제가 엄선한 가장 인상 깊었던 호텔을 소개합니다.
토모군이 꼽은 베스트 호텔 No. 1 -파타야 소피텔 클리프 호텔-
▶정문을 들어서면 조경이 잘된 널찍한 입구가 보입니다.
▶정문에는 기린(麒麟)과 말을 섞어놓은 듯한 동물이 달려가는 동상이 있습니다. "소피텔 클리프 호텔로 마구마구 러쉬해 오세요 손님들" 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는 제 맘대로의 생각이고 아마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의 조형물이겠죠.
▶로비부터 이렇게 널찍합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호텔 보이가 나와서 짐을 들어주네요.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태국에는 팁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어 이렇게 방을 안내하고 짐을 들어주는 직원들에게 20바트(우리 돈 600원 남짓) 정도를 팁으로 주는 게 상식입니다. 처음에는 "뭐, 600원 정도야~" 하면서 쑥쑥 주지만 나중에 여비가 떨어져 한 푼이 아쉬울 때는 "노노노~" 하면서 걍 제가 들고 갔습니다.
▶맨 오른쪽에 보이시는 분이 우리를 안내하신 매니저 분인데요, 남편이 한국분이시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무조건 자기한테 안내를 맡긴다고 하면서 귀여운 투정을 부리시더라구요.
▶소피텔 클리프 호텔의 최대 장점. 바로 바다 바로 옆에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쪽 파란물이 수영장. 그리고 하늘아래 보이는 푸르스름한 곳이 전부 바다입니다. 탁 트인 전망이라는 표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죠.
▶보이시나요? 객실에서 내려다본 호텔 전경입니다.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이네요. 제 좁은 마음도 넓어질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식사는 야외에서 할 수도 있고 실내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식사 전 이렇게 잘 셋팅된 식탁을 보면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집니다. 물론, 야외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먹으면 소화도 잘 돼겠죠?
▶태국 호텔이라면 어디라도 있는 곳, 스파와 맛사지 시설입니다. 태국에서는 이런 부대시설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서양에서 오신 나이드신 손님은 거리에 나가지 않고 하루종일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이런 맛사지를 받으며 느긋하게 지내는 분이 많기 때문이지요. 호텔은 단지 잠만 자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는 꽤나 생소했습니다. (이제껏 가본 나라가 일본 밖에 없었던지라..)
▶피트니스 시설은 바다를 보면서 운동할 수 있게끔 배치해 뒀습니다. 어떤 호텔에 가면 의자 커버가 찢어지거나 기구가 녹슨 것도 많았는데 이곳 시설은 근래 새로 들여놓아 아주 깔끔했습니다.
▶허니문의 낭만. 거품 목욕탕입니다. 물 받으면 꽃잎도 뿌려줍니다. 저는 거품목욕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왠지 온몸으로 비데를 하는 느낌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므흣~한 느낌이 아닐까요.
▶슈페리어, 디럭스 등 많은 등급의 방이 있지만, 호텔 매니저가 자신있게 소개한 곳. 패밀리룸입니다. 이 곳은 룸 하나가 작은 아파트 정도의 크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쪽은 부부용 침대.
▶그리고 거실 한쪽에는 아이들 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습니다.
▶문을 열면 자녀용 침대 두개가 놓여 있습니다. 물론 TV, 화장실 등도 모두 각자 딸려있습니다. 당연히 요금은 많이 비싼 편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가족 단위로 휴가를 오는 손님이 많다고 하네요. 이 방은 부유층을 겨냥한 상품으로 중동의 부자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욕실은 일반적인 수준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울에 비친 창을 열면 바로 침대가 보입니다. 목욕할 때 침대에서 볼 수 있게 만들어놨다는 말인데... 왜 그럴까요 음.. (허니문을 겨냥해서?)
토모군이 꼽은 베스트 호텔 No. 2 -파타야 A-ONE 호텔-
▶소피텔 클리프를 보지 않았다면 이곳이 제 베스트 호텔이 됐을 겁니다. 이 호텔은 크루저배를 컨셉으로 지은 아기자기한 테마호텔입니다. 제가 워낙 테마파크나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호텔 카페에는 옛날 무쇠 잠수복이 있습니다. 요런 아이템은 창고에 쌓아두면 아무 의미없는 고물이지만, 어디에 어떻게 두는냐에 따라 이렇게 멋진 심볼이 될 수도 있죠. 머리 참 잘 썼네요.
▶이렇게 보니까 훨씬 현실감이 있네요. 항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수영장이 바다 역할을 하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꿈을 잃은 어른... (이런. 저의 시선을 강조해 버렸네용.)
▶이곳은 호텔 로비입니다. 인스펙션하러 왔다고 세일즈 메니저 명함을 내밀면 아주 상냥하게 대하며 여기서 잠시만 앉아 있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주 싱싱한 미네랄 워터를 대접해 줍니다. 네.. 미네랄 워터=걍 물입니다. 물. 음료수도 아니고. 호텔 인스펙션 수십 군데를 다녔지만 물 내주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다 맘에 들지만 서비스에서 -0.5점.
▶크루저를 테마로 했기 때문에 실내도 선실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거울은 구명튜브... 겉에는 구명 밧줄. 참, 그리고 제가 다닌 모든 호텔 중에 이곳 A-ONE호텔이 최다 채널을 수신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KBS 위성 방송은 물론, 러시아, 영국, 일본 NHK, MTV, 심지어 인도 뮤직 방송까지... 어림잡아 채널이 30개가 넘었던 것 같애요.
▶침대 커버도 세일러복 컨셉. 아무리 기다려도 여고생은 나타나지 않지만요.
▶그리고 맛사지 방. 다른 것보다 감동적이었던 게 여기 담당직원이 아주 또릿또릿하게 영어를 너무 잘 했다는 것. 나이는 아마 22~23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모든 맛사지 시설을 소개해주고 이 크림은 피부에 바르면 어떻게 좋고하면서 마무리는 "혹시 오후 일정이 비어있다면 여기서 태국 맛사지를 받아 보는 게 어떠세요?" 하면서 세일즈로 이어지는 노련함. 정말 팔아주고 싶을 정도로 말을 잘 했습니다. 제 여동생 삼고 싶었어요.
▶식당 풍경입니다. 동선도 짧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식사하기 편합니다. 다음에 파타야에 온다면 꼭 다시 묵고 싶은 호텔입니다.
토모군이 꼽은 베스트 호텔 No. 3 -파타야 하드락 호텔-
▶이곳 역시 테마 호텔인데요. 제 고향 대구에 하드락이라는 술집이 있어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호텔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로비에 들어서면 이렇게 바뀝니다. 아시겠죠? 락(ROCK)이 이 호텔의 테마입니다.
▶객실 침대 머리맡에는 역대 락의 지존들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유난히 사랑(?)하는 그분 사진이네요.
▶슈페리어 룸은 평범하게 되어있는 듯하지만...다음 사진을 보시죠.
▶제가 이 사진을 왜 찍었을까요? 그렇습니다. 이 호텔은 객실마다 색깔이 다릅니다. 빨주노초파남보...까지는 아니고 4가지 정도의 테마 색상으로 각 방마다 다르게 꾸며놓았습니다. 밤이 되어 조명을 켜면 밖에서 봤을 때 정말 이뻐보인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하드락 호텔은 최고의 전망을 제공한다는 점. 카메라가 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풍경이 너무 이뿌기 대문에 셔터만 누르면 찍는 사진마다 그림이 됩니다.
▶아차차.. 수영장을 빼놓을 뻔했네요. 일본만 다녀서 몰랐지만, 동남아권에서는 호텔 수영장도 중요한 평가대상이 됩니다. 하드락 호텔도 소피텔 클리프 못지 않은 훌륭한 수영장을 가지고 있답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아주 즐겁게 수구 놀이를 하고 있군요. 태국 호텔 수영장의 평균 수심은 1.5m 정도입니다. 그러니 다이빙은 삼가해 주세요~
▶로비 근처에는 당구장도 있네요. 참, 주의할 점은 이런 호텔내 시설들은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클럽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요금을 받습니다. 인터넷 PC가 있더라도 섣불리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요금이 얼마 정도인지 확인하세요. 보통 호텔 시설들이 거리에 있는 가게들보다 많이 비싼 편입니다.
-방콕 센터포인트 호텔 스페셜 룸에서 찍은 방콕 시가지
몇 군데만 소개했지만, 관광대국답게 태국은 멋진 호텔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에는 비즈니스급 호텔이 많아 단지 숙박의 개념이 강하지만, 동남아 호텔에는 기본적으로 수영장이 딸려 있는 등 '휴양'의 개념을 잘 살린 규모가 큰 호텔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 비즈니스급 호텔에 묵을 요금으로 태국에 오면 더 좋은 시설에서 묵을 수 있지요. 숙소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여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태국에 온다면 이런 멋진 호텔에 한번쯤 묵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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