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맨하탄, 홍콩의 침사추이, 상하이의 와이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에 가면 항상 눈에 띄는 건물들이 있다. 그나라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지역에 위풍당당하게 세워진 건물, 바로 특급호텔이다. 하룻밤 묵는 비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초호화 럭셔리 호텔. 상류사회의 로맨스가 느껴지는 이들 특급호텔 시장에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힐튼 호텔과 쉐라톤 호텔이다. 비단 하룻밤 묵어가는 곳이 아니라 파티는 물론 휴양, 카지노, 놀이시설까지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세계적인 호텔 체인. 먼저 힐튼 호텔에 대해 알아보자.
힐튼 호텔 Hilton
고급 호텔체인인 힐튼호텔은 호텔도 유명하지만 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헐리우드의 이슈메이커 페리스 힐튼으로 더욱 유명하다. 힐튼호텔은 1919년 창업자인 콘래드 N. 힐튼이 텍사스주(州) 시스코에서 매입한 모블리호텔이 그 기원으로, 1929년에 힐튼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법인이 되었다. 창업후 미국 최고의 호텔 체인으로 승승장구하던 힐튼 호텔은 경제공황의 여파를 맞아 잠시 주춤하게 된다. 경제공황으로 인한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1931년 최악의 파산 지경에 이르렀으나 윌리엄 L. 무디 2세를 비롯한 여러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 후 투자자였던 무디 형제들의 사업체와 합병하여 내셔널호텔을 설립하였다.
힐튼은 1934년 5개 호텔로 다시 독립하게 되고 1938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서 프랜시스 드레이크호텔(Sir Francis Drake Hotel)을 인수하였다. 1942년 비벌리힐스에 본사를 세웠고, 그후 멕시코를 비롯하여 해외로 확장하였으며 1948년에는 계열사로 힐튼호텔스인터내셔널(Hilton Hotels Internatio)을 설립하였다. 1949년에는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카지노를 개발함으로써 도박업에도 진출한다.
1980년대 말은 힐튼 호텔 최고의 호황기로 미국 내 270개 이상의 호텔이나 여관이 힐튼의 이름으로 운영되었으며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 나간다. 1991년에는 미국 전역에 걸쳐 리조트를 개발하여 분양하는 힐튼그랜드버케이션스(Hilton Grand Vacations Company)를 설립하였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있는 오헤어힐튼(O'Hare Hilton)을 인수하였다. 1993년에는 시저스월드, 서커스엔터프라이지스와 협력해 캐나다에 윈저카지노를 개발하였다. 2001년 현재 힐튼과 콘래드라는 브랜드 이름 아래 미국 41개 주와 7개국에서 약 7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총자산 91억 4000만 달러, 매출액 28억 2700만 달러이며 본사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다. 한국에는 서울특별시와 경주시에 힐튼 호텔 체인이 있다.
힐튼 호텔이라면 단연 이분!!
패리스 힐튼
힐튼 호텔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패리스 힐튼이다. 세계 최고급 호텔 체인 '힐튼'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 실제 상속녀는 패리스 힐튼, 니키 힐튼 자매이지만 엄청난 스캔들을 뿌리고 다니는 언니 패리스 힐튼이 단연 유명하다. 애완용 강아지에게 수천만원을 들여 치장시키고, 수백만 달러짜리 승용차를 몇 대나 가지고 있는 힐튼 호텔의 부자 상속녀라는 신분 자체만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각종 기행이다. 난잡한 파티를 즐기는 것은 물론, 남자친구와의 정사 비디오 유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도소 수감 등 전세계 연예지면을 달굴 뜨거운 기사거리를 매번 제공해 주기 때문에 파파라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배우, 탤런트, 가수, 모델 등을 섭렵했지만 어느 부분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한 그녀가 톱스타를 능가할 정도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이런 기행 때문이다. '뚜렷한 직업조차 없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패리스 힐튼. 얼마 전 국내방한 때는 무한도전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작년에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백악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단순히 주목받고 싶어하는 사고뭉치인지,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에게 늘 신섬함을 주는 이슈메이커인지는 개인이 판단할 몫이지만 상업적으로는 확실히 성공한 듯. 각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상당해서 상속받는 재산에는 아직 일절 손대고 있지 않고 현재는 자기 수입만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힐튼호텔과 함께 세계 호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쉐라톤의 역사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공황으로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하락하던 1937년, 부동산 회사를 설립한 어니스트 헨더슨과 로버트 무어가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 첫 쉐라톤 호텔을 개장하면서 쉐라톤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두 창업자는 1939년 보스톤에 3곳의 호텔을 열었으며, 이후 미국 동부 해안 전역에서 급속히 확장을 거듭해나갔다. 쉐라톤의 급속한 성장과 성공은 호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이후 쉐라톤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첫 호텔 체인이 되었다.
1949년에는 두 군데의 캐나다 호텔 체인을 매입하면서 해외로 진출하게 되는데, 1960년 대에는 라틴 아메리카와 중동으로 진출하였고, 1965년에는 드디어 100번째 쉐라톤 호텔을 개장하게 된다. 또한 1985년에는 세계 최초로 중국 만리장성에 쉐라톤 호텔을 개장하기도 한다. 이 후 발전을 거듭하여 1980년대 미국 및 전세계에 약 400개에 이르는 호텔망을 구축하게 되고 1967년 복합기업체로 유명한 ITT산하에 들어가게 된다. 계열 브랜드도 계속 확충해 나갔는데, 1995년에는 중급 수준의 저렴한 가격대의 브랜드인 '포 포인츠(Four Points)' 호텔을 런칭하기에 이른다.
1998년에는 스타우드 호텔즈 & 리조트 월드와이드가 ITT 쉐라톤을 흡수합병하는데, 쉐라톤 브랜드 흡수합병건을 두고 힐튼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스타우드가 힐튼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결국 쉐라톤은 스타우드 계열사로 편입되게 된다. 쉐라톤 호텔은 포 포인츠 브랜드 이외에도, 세인트 레지스, 더 럭셔리 컬렉션, 엘러먼트, 르 메르디앙, W 호텔즈, 알로프트, 웨스틴 호텔즈 & 리조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고급 호텔이 쉐라톤 계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1977년으로, 한국의 워커힐과 프렌차이즈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쉐라톤 워커힐을 발족시켰다.
맺는 말
사실 패리스 힐튼의 명성(?)에 가려 힐튼 호텔이 그렇게 대단한 호텔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힐튼이라는 이름이 좀 촌스럽게 느껴진 면도 있고 하도 오래전부터 '힐튼 호텔'이라는 말을 들어왔기에 역사가 좀 오래된 구닥다리 호텔이라고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괜히 호텔 재벌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우리나라 대표 재벌인 삼성도 삼성 자체보다도 삼성이 거느린 삼성전자, 삼성 SDS,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호텔 신라에 이르기까기 쟁쟁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기에 무서운 것이 아니겠는가? 힐튼 호텔 역시 힐튼이 거느린 호텔업, 도박업, 리조트 사업에 관한 쟁쟁한 계열사로 더욱 빛나고 있었다. 이점은 쉐라톤 역시 마찬가지다.
뒤를 받쳐주는 숨은 공신들(?)이 전세계에 포진하고 있기에 오늘날 힐튼과 쉐라톤은 전세계 호텔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 당신이 신혼여행 가서 묵게될 호텔도 분명 이 둘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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