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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테마 트래블로그

중국, 태국, 일본의 택시는 어떻게 다를까?


해외여행 초행길일 때, 단번에 목적지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지도를 봐도 도통 알 수가 없고, 외국어 한 마디 못하는 상태에서는 길을 묻기도 쉽지 않다. 이럴때 가장 편리한 방법은? 택시를 잡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은 보통 지역 지리에 밝기 때문에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지도를 펴 손가락만 가리키면 금방 알아듣는다.

택시가 편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에 살인물가로 고통스러운 요즘, 택시를 타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시선은 미터기에 집중되고 안 그래도 간당간당한 예산이 택시비로 낭비되는구나 하며 노심초사하게 된다. 국내에서 택시를 타본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해외의 겨우는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말여행으로 가장 많이 찾는 중국, 태국, 일본의 택시를 비교해 보았다.



중국의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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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중국의 택시문화는 발전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베이징 올림픽의 개최와 맞물려 중국의 택시 등록대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택시는 폭스바겐의 '산타나 2000'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베이징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로 지정됨으로써 현대의 '아반떼(중국명 엘란트라)'로 교체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수 이상은 사진에 보이는 폭스바겐 모델이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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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택시를 타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운전사의 자리. 플라스틱막으로 빙 둘러친 모습이 이채롭다. 아마 운행시 있을 지 모를 손님의 폭행이나 사고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로 행선지를 말해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 행여 중국어로 물어도 워낙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알아듣기가 곤란하다. 그러니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할 때는 지도나 호텔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가장 빠르다. 기본요금은 11위안으로, 우리돈 1,400 수준이다. 중국의 물가를  대비해 볼때 택시요금은 굉장히 높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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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채로운 점은 드라이버 자격증에 이 달려 있다는 점. 중국의 택시는 별을 달아서 기사의 경력을 나타낸다. 별이 많이 달릴수록 친절하고 안전운행을 하는 기사라는 말이다. 별 2개는 5년 경력의 택시기사라는 것을 의미하고 별 3개부터는 엄격한 승진시험을 거쳐 운전자의 소양을 판단한 다음 달아준다. 2개까지는 일정한 경력만 쌓이면 달아 주지만 3개부터는 우리나라 장군승진하기만큼이나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하니 택시를 타면 가장 먼저 자격증에 별이 몇 개인지 세어 보도록. 물론 별이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난폭한 기사라는 말은 아니다.






태국의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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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택시는 도요타의 소형차 '코롤라'가 주류를 이룬다. 분홍색, 파란색, 녹색 등의 원색으로 도색되어 있어 어디서나 금방 눈에 띈다. 기본요금은 35B. 우리돈 1,000원 정도로 시작하며 왠만한 곳은 100B 이내로 갈 수 있다.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주기 때문에 무더운 태국에서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만 가까운 곳도 일부러 빙빙 돌아가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목적지 주변 경로를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택시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한 번 맛을 들이면 계속 타게되는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택시비도 계속 쌓이면 무시 못할 금액이 되므로, 늘 경비에 신경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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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이동수단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뚝뚝(TukTuk)이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인 뚝뚝은 영화 '옹박'의 질주장면으로도 유명한데, 태국에서는 택시보다 뚝뚝이 훨씬 대중화된 교통수단이다. 다만 좌석이 개방되어 있어 도로의 매연을 그대로 들이켜야 하는 점과,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아 타기 전에 반드시 흥정을 해야한다는 점은 초보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바란다면 요금이 미터기로 표시되는 택시를 이용하기를 권한다.




일본의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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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나라와 비교해 여러면에서 부인할 수 없는 선진국인 일본. 얼핏 세련된 도시와 매칭이 안되는 구형 '도요타 크라운 세단'이 일본 대부분의 택시 모델이다. 자동차 선진국 일본에서 어째서 택시만은 이렇게 낡은 모델을 사용할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영국의 택시 '블랙캡'과 비슷하게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전통의 멋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계층마다의 고유성을 강조하는 일본답게 '샐러리맨=양복', '학생=교복', '택시=구형 크라운 자동차'라는 등식이 일본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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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 앞에 가면 택시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 서울역 앞에서도 흔히 볼 수 있기에 낯설지 않다.  일본 택시의 기본요금은 710엔. 우 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무려 3배 이상 의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에서 여행자가 택시를 탄다는 것은  대단한 사치로 느껴질 정도다.  최근 우리나라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일본과의 물가차이는 많이 줄어  들었지만, 이런 교통비에 있어서만 큼은 아직 일본이 월등히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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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싼 요금을 내는만큼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은 현격히 다르다. 일본 택시는 거의 대부분 촌스러울 정도의 하얀 시트가 깔려 있는데 이는 청결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우리나라 택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자동문이라는 것! 일본에서 손님이 직접 문을 열고 타면 오히려 운전사가 놀란다. 대부분의 운전사는 살가운 미소로 손님을 대하며 우리나라의 총알택시나 곡예운전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합승은 절대 하지 않으며 혹시 물건을 두고 내리더라도 90%는 찾을 수 있다.







가뜩이나 물가가 오르는 지금, 짠돌이 여행이 생활화된 여행자들에게 택시는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잘만 이용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정확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것 또한 사실. 그리고 어느나라나 그렇듯 그 나라, 그 지역 사정에 가장 밝은 사람이 택시기사들이다. 만일 그 나라 언어를 할 줄 안다면 기사 아저씨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뜻하지 않은 관광 어드바이스를 제공 받을 수도 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번 쯤은 이용해 볼 만한 것, 우리나라와 다른 이웃나라의 택시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지.